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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록 - 내 인생을 바꾸는 작은 기적 ㅣ 기록
안예진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6월
평점 :
어쩌다 읽을 책이 없으면 몹시 불안해지는 독서중독 상태에 이르렀는지, 어쩌다 읽은 책을 거의 대부분 기록하는 버릇이 생겼는지, 어쩌다 SNS에 거의 매일 접속하게 되었는지, 모두 기억이 확실하지 않은 나와는 달리,
저자는 이 책에서, 삶이 변화한 이유와 과정과 현재의 도착지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하고,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을 구체적으로 가이드 해준다. 몹시 극적인 변화가 있었고, 내게는 직장생활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공동체를 운영 중이다.
나도 퇴직/퇴사를 하게 되면 태도가 달라지고, 그때야 비로소 이 책을 가이드삼아 본격적인 기분이 되어 볼 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독서와 기록마저 업무처럼 하고 싶지는 않다. 게으름에 저항할 아주 가벼운 부담으로 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감을 하면서, 막연한 짐작이 구체적인 풍경이 되는 것을 기쁘게 느끼면서, 멈추지 않고 일독을 마쳤다. 기분이 개운해졌다. 마치 일 잘하는 동료의 업무 성과를 보는 듯했다.
“작은 성공이 쌓이자, 끈기가 없어 지속하지 못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정의를 지울 수 있었다.”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고, 출판업이 불황이라는데, 나는 실감할 수가 없다. 얼마 전 도서전에서도 밀려드는 사람들을 피해 도망(?)을 가야했다. 심지어 주변에는 전자책을 읽는 이들도 별로 없다. 혹... 여긴 어디 나는 누구를 외쳐야 하는 건가.
네이버가 무언지 몰랐던 2004년 영국 유학 중에 친구들이 강요해서(?) 블로그를 만들었고, 지인들과 안부용으로 사용하다 오래 멈췄다. 2018년쯤인가 다시 소식을 올리다가, 팬데믹에 활용도가 높아졌다. 이벤트와 광고가 없고, 멋대로 글을 올리는데도 이웃이 늘어서 신기했다.
현실에서도 그렇게 느끼지만, 블로그에서도 처음이 기억나지 않은 행운으로 여러 좋은 분들을 만났다. 종종 내가 쓴 글에 적지 않은 오타와 사적인 감상이 너무 불친절한 내용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이웃들에게 감사하고 무척 죄송하다.
우리가 읽는 모든 책은 미세하게라도 우리는 변화시킨다. 이 책을 읽었으니, 나도 ‘독서 술법’과 ‘글쓰기 술법’에 어떤 변화가 생길 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은밀하게 한다.
읽고, 생각하고, 쓰는 루틴은 극적인 변화와 결정적인 이유가 없다면, 이후로도 오래 계속될 듯하다. 영상도 자주 지루한 나는 내 속도로 감상이 가능한 책보다 재밌는 것을 찾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건 독서와 기록으로 가능해졌다.”
목적에 따라 다르게 활용도가 높을 책이다. 어쩌면 저자처럼 멋진 도서 인플루언서가 될 분들이 많을 지도! 내가 생각한 독서의 효용을 재확인할 수 있어 안심(?)이 되었다. 모두들 순탄하게 바라는 것들을 이루는 삶이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