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학 - Social Economics, 개정판
최중석 지음 / 좋은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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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극자본주의 사회인 미국보다 한국이 더 속물*적이라는 글을 읽었다.** 여러 가지 설명과 변명이 있을 수 있지만, 반박은 불가능한 분석이다. * 교양이 없으며 식견이 좁고, 세속(世俗)적 이익이나 명예에만 마음이 급급하다

 

** 행복지수 GDP 순위 50(2020년 기준)


 

이 책은 제목대로 개별 수익이 아닌 공동체를 염두에 둔 경제학이다. 오래 전부터 다른 미래를 고민하고 연구하신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공부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회적경제의 역사는 이처럼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 경제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일어난 공동체 구성원들의 협동운동에서 시작되었다.”


 

부족하고 편중된 자원을 나누고 함께 살기 위한 지혜인 경제학의 얼굴을 다시 만나 위로받았다.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동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하고 연대하는 모든 경제적 활동은 품위 있고 의미도 있다.

 

생명체로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주거, 일자리, 다음 세대와 관련된 사회 인프라 등, 생애 전반을 대상으로 고민하고 살핀, 삶의 방식을 다루는 학문이다. 무엇보다 사례들이 여럿이라 더 구체적인 희망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한국의 한 살림: 지난 36년 이상 지역 살림 운동, 도농 직거래 운동을 펼치면서 대한민국에서 농민운동 및 생명사상 본질을 잃지 않고 가장 믿을 만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생활협동조합이 나가야 할 방향의 최고 표준이 되다.”

 

* 먹거리: ‘먹을거리로 바뀌면 좋겠단 생각도 몇 십 년째. 정말 이상한 단어.




시민단체와 아마추어라는 한국식 비난에서도 자유롭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 국내외 70여명 이상의 연구자 및 활동가 - 이 함께 만든 책이라 신뢰도 높고 든든했다. 현행 입시교육 엘리트들이 얼마나 무능하고 무책임한지는 현실에서 지겹도록 목격한다.

 

나처럼 알지만 공부도 늦고, 기업이나 단체를 만드는 일에도 게을렀던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찾아보면, 수십 년간 고생하며 일구어낸,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공동체활동, 지원조직 등이 있고, 관련 아이디어를 발표하거나, 입안하려 노력하는 국회의원들도 있다.

 

돈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사람도 돈뭉치로 가득한 공간에 갇혀 사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다. 돈은 인간이 가치 있는 것들을 교환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쓸모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필요한 것들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속물 사회인 한국이지만, 돈을 아무리 주어도 나는 절대 하지 못할 일들을 소명의식, 사명감, 철학, 믿음, 의지, 희망으로 계속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 이들을 모욕하고, 방해하고, 범죄자 취급하는 일을 목격한다.

 

내 삶 하나 버거워하며 사는 나는, 이런 분들이 모두 포기하는 세상이 두렵고 무섭다. 분량과 내용에서 헌신과 열의가 느껴지는 저자께서 강연도 하시며 사회경제학을 한국사회에 널리 환기시켜주시면 좋겠다. 사례가 더 늘어나길!


 

젊은 세대들은 가치소비에 민감하다는 반가운 경향 분석을 들었다. 사회경제학은 미래를 위한 학문이자 실천 지침이 될 것이다. ‘나만 잘 되는 것말고, 사회적 가치 추구가 기업과 사회와 국가와 지구 행성의 최고 관심사가 되는 미래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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