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야자 시간 - 그 오랜 밤의 이야기 위 아 영 We are young 3
김달님 외 지음 / 책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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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 ‘야간자율학습정체는 강제된 것이니 이만큼 노골적인 거짓도 없다. 나는 전교생 성적을 모두 적어서 전시하고, 성적순으로 교실에 앉히고, 중학생들을 스쿨버스로 10시 야자가 끝나서야 귀가시켜주는 학교를 다녔다.

 

누군가 교육청에 신고를 해서, 가시적인 학대 행위들이 그쳤지만, 전국모의고사 시험에서 학교 순위가 떨어지면, 수업 시간은 모욕당하고 벌 받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지금이야 담당과목 교사가 교장에게 먼저 욕먹고 화풀이했겠구나, 싶지만, 당시 시험이란 살벌한 경쟁과 고통스런 벌 받기의 지옥 체험이었다.

 

그렇게 다그치자 전교생 중 전과목 만점자들이 늘어갔다. 아무 가치도 없는 지식정보를 외우고 또 외웠던 시간이 허무하고 아까워서 지금도 분하다. 나는 어른이 되면 이 모든 것을 낱낱이 고발하겠다는 결심을 하며 그 시절을 살았다.

 

지금도 굳건한 입시제도와 수험방식. 우리 모두의 이 좀 다른 탄생의 시간이라면 얼마나 기쁠까. 다채로운 상상력이 날아다니고, 꿈이 풍성해지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뭐든 즐거운 활동을 하는.




내 원한(?)과는 별개로, 이 책은 야자 시절도, 현재 직업도 모두 다른 8명의 작가가 전하는 의 이야기들이다. 앤솔로지 에세이는 또 처음인 듯. 일러스트레이션은 왜 이리도 찬란한지. 내 경험도 이렇게 편집하고 싶어진다.

 

그때 내가 사용했던 애니콜 은색 폴더폰에는 어떤 문자들이 저장되어 있었을까.” 내 최애폰은 <스타트렉> 무전기, 블랙모토로라 폴더폰이었다. 매장 직원 말에 의하면 한국에 남은 마지막 상품이라던, 디피되었던 폰도 내가 구매했다.

 

“MP3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한낮의 하늘바라기를 하는 건 하루 중 두 번째로 좋아하는 일이었다.” 수백 곡의 플레이리스트가 가능했던 MP3가 생겼다. 어디든 걸어가고 싶어져서 주말엔 하루 3시간씩 걷던 시절이었다.

 

옥상엔 계절의 시간이 흘렀다.” 단 한번이었지만, 두 시간이 넘도록 얘기를 나눈 그 친구와 중고시절 6년 만에 비로소 진짜 친구가 된 기분이 들었다. 평범한 풍경 속 강렬한 기억이 오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연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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