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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걸음씩 행복해지기 - 불안을 가라앉히고 행복에 다가서는 마음의 힘
티머시 골웨이.에드 한젤릭.존 호턴 지음, 송보라 옮김 / 나비스쿨 / 2023년 5월
평점 :
기대가 지나쳐서 더 막막했던 어른 되기와 어른스럽게 살기는 영구미제가 될 듯하지만, 나이가 채워주는 안목과 힘을 내 안에서도 조금은 느낀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내가 단지 미루거나 핑계를 대고 있는지, 할 수 없는 일에 무용하게 속을 끓이고 있는지.
“화재, 홍수, 지진의 가능성에 몸을 떨고, 휘발유 가격, 생활비, 해고의 위협에 시시각각 직면한다. 은행이 파산할까 봐 두려워하고, 나날이 무너지는 건강도 근심거리다, 걱정과 스트레스가 일상이 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불행한 사실을 언급하자면, 불안은 줄어드는 법이 없다.”
물론 이런 일종의 타협은 어떤 기발한 변화의 물꼬를 미리 막을 수도 있지만, 그건 예나 지금이나 내 역할이 아닌 듯하다. 나는 훈육을 통해 성장한 보수주의자다. 발견하고 찾아낸 의미와 가치가 중요하고 학문의 권위를 인정하고 싶어 한다.
분노와 불안의 감정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경우 지켜져야 할 것들을 지켜지지 않는 반칙과 오용과 범죄가 나를 촉발한다. 친구의 분노의(?) 일갈처럼, 고민하고 새로운 변화를 꾀할 시간도 체력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나이다. 그러니 더 솔직하게 스스로를 대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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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전달하는 코칭의 기본은 ‘지켜보는 나’의 존재를 알리는 방식이다. 그 거리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배우고 싶었다. 근래에는 불안이 우울과 무기력으로 수직 낙하하듯 전이되는 경험이 잦아서 그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도 하나 만들고 싶었다.
“두려움은 매우 정상적인 감정이다.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 앞에서 누구든 불안해한다. 이럴 때 마음속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기준은 바로 ‘의미’다. 만약 그 말에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면 판단하는 나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크다.”
웃음, 즐거움, 기쁨, 행복한 기분,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뇌가 완전히 지쳤다 싶을 때면 속 시원한 심리스릴러미스터리를 읽고 싶은 기분도 일종의 스트레스 방출/해소를 위한 자구책이다. 저자의 솔루션은 아주 전문적이다. 소설 대신 워크숍 과제를 준다. 코치로서 코칭 도구를 제공한다.
가이드북을 적지 않게 읽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내게 맞는 방법들이 몇 개 남았고, 그 중 몇 개는 효용을 다하기도 했다. 경험이 쌓이니 도구들 중에서도 내가 정말 활용 가능한 것들을 이젠 구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즉시 적용 가능한 간명한 것들.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 상황은 극적으로 바뀐다. 지켜보는 나가 활약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지켜보는 나는 잘 알고 있다.”
메타인지와 유사해 보이는 ‘지켜보는 나’에 대해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 일일이 판단하지 않아도,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 미안함, 죄책감, 수치심은 등의 감정들은 ‘지켜보는 나’가 있어서 가능하기도 하고 더 강렬해지기도 한다. 나를 지켜볼 수 없는 상태는 위험한 상태다.
스트레스 임상 사례들을 기반으로 하는 책이니, 공저자들 역시 코칭 도구는 단순하고 쉽고 구체적이고 결과가 확실한 것을 택했을 것이 자명하다. 한글 제목의 ‘한 걸음씩’이 의미하는 바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자아실현이나 해탈이나 대오각성은 대부분의 인간에게 무의미하다.
“가장 위층에 있는 것이 인간의 뇌다. (...) 불안과 긴장 상황을 해결하려면 대뇌피질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일단 한발 물러서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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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칭 기법 : 이너게임 inner game
- 원제 : The Inner Game of Stress
- 셀프 코칭이니 사례를 살피고 각자 활용 가능한 팁을 선택하고 과제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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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날이 흐려서 좋은 날, 핑계와 게으름에 익숙해진 나를 잠시 ‘지켜보고’ 밤산책을 다녀왔다. 준비 없이 당장 할 수 있는 효과 좋은 운동이다. 이 쉬운 걸 자꾸 미룬다. 걸을 때마다 관절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근육이 점점 더 부드럽게 움직이는 걸 느끼고 상상하며, 마음도 기분도 호르몬도 그렇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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