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때문에 퇴사하고 싶은 너에게 - 누구와 일해도 나의 커리어를 지키는 매니징 업 기술
메리 아바제이 지음, 정지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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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이라는 게 의미가 있을지 여부도 모르겠지만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다. 평생 다닌다 해도 어떤 심정으로 버티는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나는 이직을 좀(?) 했다.

 

사건, 사고, 의지, 꿈이 이유라기보다, 학교, 연구소, 유럽의 직장들, 국내 해외기업은 계약고용이 기본이었고, 나는 어디서 살 것인지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이 많았다. 더 이상 바쁘기 싫어 이직한 공사가 눌러앉을 유일한 기회였을까.

 

책 덕분에 어쨌든 20대 대학원 조교부터 쭉 이어진 다양한 직장들의 상사들과 인간관계에 대해, 그리고 결국은 나에 대해 처음으로 시간 흐름을 따라 최대한 세세하게 복기해보았다. 그러니까 상사가 이유가 되어 이직/퇴직을 한 적 없는 이상한 직장인이 나였다.

 

그건 사실 그런 이유였는데, 타인으로 인해 삶이 변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오만과 고집인 지도 모를 일이다. 책임질 줄은 모르고 일만 방해하던 임원들과, 미팅에서는 다 알아듣는 척 하고 다 끝나고 거의 모든 것을 질문해대던 담당자는 분명 견디기 힘들었다는 기억을 담고 있으니까.

 

한국사회, 한국인 저자가 아니고, 이 책에서 기반을 둔 통계의 표본 기간이 내 세대와 정확히 일치하지도 않겠지만, 경력직 면접에서 이직의 이유로 99%가 상사라는 대답은 놀라웠다.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고 단호한 가이드를 전한다. 이상적인 직장은 없다. 그런 상사도 없다. 더 최악을 만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계속 피하면서 나만 이직할 수는 없다. 컨트롤 주도권을 스스로 잡아라.

 

상사의 유형들이 일반적인 유형들(4)과 최악의 유형들(10)로 나뉜다는 것이 어쩐지 약간의 안도감이 들어 웃프다. 유럽에서도 한국에서도 만나본 유형인데 이 책에서 가장 두렵고 다루기 힘든 상사 중 하나로 분류된 유형이 나르시시스트이다. Full of oneself!


 

나르시시스트는 (...) 권력과 관심에 굶주리고 이기적인 지옥의 상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자아의 중요성과 특권 의식이 너무 부풀려져 있다. (...) 칭찬과 인정, 아부에 대한 욕구가 끊이지 않는다. (...) 누군가를 탓하는 움직임 또한 빠르다. (...) 자기 성찰을 하지 못하며 실패도 인정하지 못한다. (...) 직원들이 그의 부풀려진 자만심을 달래느라 전전긍긍하게 만들어 해로운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이런 최악의 상사도 매니징이 가능할까. 대답은 예 그리고 아니요이다. 적당한 존중심, 칭찬, 험담 금지, 성공 경력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배우기, 이미지에 호소, 능숙한 조종력 경계, 문제는 내가 아니라는 확신.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면 벗어나야 한다고. 괜히 최악이 아니다. 퇴사가 정답일 수 있다. 결심이 끝났다면,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퇴사 준비다. 가장 중요한 내용일 수 있으니 이직/퇴사를 시도할 독자들은 내용을 잘 기억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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