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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ㅣ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범죄 추리 소설 서평은 어렵다. 장르 특성이 강한 작품을 아무 것도 스포일링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소개할지가 늘 막막하다. 일단 시리즈의 첫 작품을 만난 것이 반가운데 그래서 괴롭다. 언제 다음 권을 읽을 수 있나.
초대장을 받아 간 장소의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일단 정지한 기분이랄까. 인사와 소개 정도를 나눈 상태랄까. 표지에 다 타버린 성냥개비들이 있는데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노출한 것이었다. 한국판 표지가 가장 마음에 든다.
전직 형사나 듀오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설정은 익숙한 기대감을 준다. 영국추리문학의 고유명사 같은 셜록과 왓슨의 영향일 지도. 이 작품에서도 둘의 콤비가 매력적이다. 이후의 관계 변화도 궁금하다.
“근데 뭘 기다려요? 가서 연쇄살인범 잡읍시다.”
영국식(?) 웃음 포인트들이 반가웠고, 틸리 캐릭터에 애정이 생긴다. 굳이 다른 사람 흉내도 안 내고 억지로 사회성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점이 속시원한 대리 만족이랄까. 할 말 다하는 포도 좋다.
어떻게든 사건이 해결되고 결론에 이르는 범죄, 추리,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도 새삼 다시 깨닫고 - 그래서 무더위에 읽는 게 가장 좋다 - 이 작품의 듀오 캐릭터가 선호하는 인간 유형이라 즐거웠다. 다음편 빨리...
아직 스포일링 안 한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쓰자면 읽기가 쉽다. 거의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고, 안내표시 기능은 잘 배치되고 이어지는 증거들이다. 읽다보면 범인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찾는 재미보다 범행 동기를 알게 되는 지점이 더 큰 재미였다.
어쉬움은... 완결이 완결이 아닌 시리즈물이라는 것, 이제 시작이고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가 당연히 중요하다. 엔딩이 훌륭한 드라마 1화랄까. 덕분에 휴일 같은 토요일을 시작했다. 역시 노는 게 제일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