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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과의 비밀 1
아르망 지음 / 이야기동네 / 2023년 2월
평점 :
<팍스 밤피르 Pax vampire!>
* 이야기동네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껍질만으로 본질을 파악할 순 없어. 푸른색은 진정한 과일 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많은 게 새롭고 낯선 뱀파이어였다고 쓰려니, 모든 게 낯선 뱀파이어 문학이라는 평이 더 맞을 것이다. 알게 된 이후로 부러웠고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뱀파이어가 되고 싶기도 했다.
“내년 1월 1일에 최초의 뱀파이어가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현재 인간들의 수가 68억 명이니 한 달에 한 번 사람의 피를 빨아 마신다더라도 (...) 33개월이 지나면 인간들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노화가 멈추고, 신체 기능이 최고조가 되고, 감각 능력이 초능력 수준이 되고, 다이어트 역시 간편하다. 사냥과 육식은 저항감이 크지만, 현대 기술로 혈액 성분과 동일한 음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한국 뱀파이어를 나는 처음 만난다. 합정, 망원, 서교동은 불과 십여 년 전에 밤샘 근무도 하던, 뱀파이어 못지않게 밤잠 못자고 혈액처럼 커‘피’를 마시며 살던 지역이다. 젊은이, 고양이, 비둘기, 강아지들은 수없이 만났는데 뱀파이어만 못 만났다. 억울하다.
생각해보니 인간으로 사는 일이 참 고된 시절이었다. 그런 생활이 더 이어졌다면 과로사 했을 지도. 인간을 메이저 그룹으로 크게 묶으면 뱀파이어는 마이너가 되지만, 인간 집단 내 온갖 갈등, 불통, 오해, 혐오, 차별, 폭력, 살해, 전쟁을 생각하면 ‘인간’ 대 ‘뱀파이어’로 나누는 것이 억울한 이들도 많다.
처음 만난, 레몬 향을 풍기는 따뜻하고 이상적인 뱀파이어 파스칼은 인간을 살리고 인류의 미래를 구하려 한다.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라 모두의 친구가 되려고 하고, 피 대신 영양제를 먹는다. <망원동 5대 강력>은 급진 사상서 같다.
“첫째, 인간은 우리가 함께 살아야할 친구이며, 우리는 절대로 인간의 피를 탐하지 않는다 (...)”
육식을 지양하고 레몬을 엄청 좋아하는 나는 읽는 도중 다시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 기억을 거의 못하는 꿈의 세계도 가보고 싶다. 에피소드는 왜 23개여야 했을까. 고통과 23이란 숫자는 어떤 상관과 의미가 있나 혼자 상상해보았다.
!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푸른 사과의 상징은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 예상과는 분명 다른 반전이 있습니다
! 진지하고 반듯한 이상을 품은 판타지 문학입니다
! 스티브 잡스가 더 부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