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들이 안 가본 미국 남부 -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여행이야기
유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2월
평점 :
친구가 알리지 않고 자비출판을 한 건가 했다. 흥분을 누르고 차분하게 보니 분별력이 생긴다. 그럼에도 친구가 전하는 소식으로만 배운 미국 남부 소식을 책으로 만날 기회는 반가웠다.
생각지도 못한 이주는 사연이 퍽 닮아있다. 대개가 직장문제로 뜻밖의 장소에서 살게 된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처리해야할 문제는 산적한다. 결혼하고 임신한 이후에 해외에서만 지내고 출산 육아를 한 친구가 새삼 대단하다.
총기구매와 소유가 합법을 넘어 마트에서 상품 고르듯 자유로운 나라인 미국에, 보수주의적 성향이 강한 남부에 자발적으로 가게 될까 싶어서 더 귀한 책이다. 생활인으로 여성으로 본 풍경이 가장 궁금하다.
읽다 보니 <노마드랜드>의 풍경이 문득 떠올랐지만, 집이 있고 여행을 나온 이들과 노마드로 떠도는 것이 삶의 모든 것인 이들은 많은 것이 다르다. 한편의 고요함은 다른 쪽의 황폐함일 지도. 나이 덕분에 쓸쓸함이 짙어진다.
한때는 태어난 지구를 모두 여행해보고 싶었고 지금도 낯선 곳을 좋아하니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다른 행성인 듯 흥미롭다. 과학기술과 우주산업의 기지도 미국 남부에 위치해있으니 여러 책들을 통해 풍경은 자주 본 셈이다.
모든 게 다를 수밖에 없는 80억 인류가 그 다름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고 있다. 다른 이들 얘기할 것 없이 내게 이식된 고집과 편견과 선입견과 포비아들에 대해 성찰하기도 바쁘다.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는 시간을 가치있게 쓰게 해 준다.”
분량은 적지만, 미국의 자연만 좋아하고, 내가 만나고 아는 미국인만 좋아하는, 애정보다 거부감과 편견이 더 많은 미국에 대해, 여행에 대해 차분하게 여러 생각을 하기 좋은 책이었다.
2대에 걸쳐 자매처럼 지낸 친구들(자매들)와 고등학교 때부터의 베프를 찾아 한번은 가봐야 할 텐데. 뉴욕과 미시건과 텍사스를 여행하려면 어떤 일정이 필요할까.
남부라고 거칠기만 할까. 거기도 사람이 산다. 외부에서 보면 한반도는 내내 전쟁 중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의 국립공원은 가보고 싶었다. 빅밴드의 별빛이 궁금하다.
“별이 우리를 만나려고 몇 만 년을 비추고 있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