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 - 세계 첫 민간유인 우주미션 비행사의 친밀한 지구 밖 인사이트
노구치 소이치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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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720,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고, 전 세계에 중계된 후 태어난 이들은 태어나보니 과학과 우주의 시대에 살게 된다. 50년도 더 전인데, 아직 평평한 지구라거나 달 착륙 음모론이 있다니, 뭐든 바라던 변화를 보려면 인내심을 좀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이언스 키즈로 살았고, 과학잡지들을 구독했고, SF가 현실이 될 거라 믿었다. 물론 디스토피아는 빼곤 신기하고 신나는 장면들로만 구성된 상상과 기대였다. 어른이 되면 우주비행사가 되거나 우주여행을 할 거란 생각도.

 

숫자로 표시된 연도를 모두 동시간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더불어 우주비행사가 되려면 국적도 성별도 바꿔야했다. 우주에 대해 아는 정보가 별로 없었는데 왜 그리 동경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면 절대 지구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다.



 

국제우주정거장의 끄트머리를 바라보면 그 끝은 빛이 닿지 않는 어둠으로 녹아들어 있다. 어떤 존재도 승인하지 않는 허무의 세계가 뻐끔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안전하게 바라보는 밤하늘이, 렌즈로 들여다보는 우주의 한 조각이 점점 더 충분해졌다. 가장 아름다운 우주는 책에서 만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궁금하고 설레는 이유는, 우주와 나의 관계를 점점 더 말이 되게 설명해주는 과학 덕분이다.

 

주어진 경계를 깨는 기회도 되어주었다. 내 존재의 경계가 피부가 아니라는 것, 가족도 사회도 국적도 아시아도 육지도 지구도 아니라는 것. 스케일이 커지다보면 심장이 감당 못하겠다고 두근거리는 순간이 있지만, 우리는 모두 고향이 같은, 같은 물질로 만들어진 존재다.

 

전공하지 않고도 관심은 사라지지 못했다. SF도 여전히 읽고, 실제 인물이 있는 줄 몰랐던 만화도 읽는다. 40권에서 드디어 형제가 상봉했고 41권은 아껴두었다. 도쿄에서 전시회가 있었다고 먼 곳의 친구가 보내준 사진 선물을 받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내게 아는 만화 주인공의 실사 체험기이다. 실제로 인간의 삶이 우주로 뻗어나간다는 일, 사건사고, 삶과 죽음, 노력과 성장, 혼란과 힘듦... 등 우주를 잊고 사람에 집중해서 읽었다. 마치 낯선 곳을 여행한 사람의 여행기를 읽는 것처럼.



 

어둡고 추운 우주에 머무는 인간의 온도가 따뜻하고 때론 뜨거운 듯해서 기분이 묘했다. 심지어 바질도 키운다! 노구치 소이치가 폐쇄 공간에서만 생존 가능한 우주에서의 자신과 자가 격리된 지구인을 엮어 공감하는 내용에 잠시 울컥했다. 그가 생존생환했듯 우리도 그럴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 일곱 명이 우주에 머무르는 동안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모두 함께 살아남기라는 흔들림 없는 목표 말이다. (...) 이 우주 공간에서 모두 함께 살아남지 않으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공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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