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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써먹는 놀이 수업 280 - 사춘기 중학생도 춤추게 하는 즐거운 놀이 수업
정다해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3월
평점 :
학교는 못 가도 학년은 올라가고 담임선생님과 반친구들의 얼굴을 몰라도 어울리지 못해도 진도는 나갔다. 그래서 초등고학년이 된 아이는 상상 이상의 숙제들에 방과 후 시간을 써야한다. 반복만이 최선이라 여기는지 특히 수학숙제분량을 보면 답답하고 안타깝다.
한국의 교실과 수업은 20세기와 달라진 것이 없는 걸까.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아이들을 여전한 방식으로 지루하게 가르치고 있는 걸까. 문의할 수도 제안할 수도 없는 문제라서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저항해본다. 그리고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책을 펼쳐 보았다.
“수업은 완벽할 수 없다. 긍정의 사전적 의미는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좋게만 바라보라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자는 것이 긍정의 자세다.”
‘놀이’는 어릴 때나 하는 수업과 무관한 일이란 관념을 유쾌하게 부정한다. 초등이 아닌 중고등학교 수업 현장의 놀이 지침서이다. ‘평생 써먹는’다는 건 어른들이 받는 여러 수업에도 역시 적용가능하다는 것이다. 재밌고 교육적이고 실용적이니 실행/진행률이 높아지면 좋겠다.
교사인 친구들이 여럿이라 온갖 어려움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다. 대학조차 교수가 강의만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초중고의 행정업무 등 수업 준비를 방해하는 일들을 이미 많고, 돌발이라도 생기면 더 많아진다. 어떻게 어디서 변화를 시작해야할지 교사들이 더 절감하실 것이다.
이 책은 20년간 현장에서 수업을 하신 교사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니 교사의 기준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거라 기대해본다. 독자로서 나는 강요와 몰이해를 줄이자는 목표로 대안적인 놀이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고 재밌게 접근하는 학습법 내용도 알아두고 싶었다.
“심리학적으로 창의력과 재미는 동의어라고 한다. 사는 게 재미없는 사람이 창의적일 수 없고 재미를 추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하기 어렵다.”
경험하지 못한 방식이라 낯설지만, 저자가 뇌과학, 교육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니 따라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 가족들이 실험/시험 삼아 시도 해봐도 좋을 아이디어들도 많다.




“인간의 편도체는 상대를 본 순간 0.017초 만에 모든 판단을 끝낸다. (...)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날에는 (...) 라포(상대와의 친밀감 또는 신뢰관계) 형성에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러니 처음 만나는 아이들에게 첫 시간부터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어주자.”
어른들도 실제로는 지식정보를 정확히 모르고, 알던 것도 많이 잊었다. 어쩌면 가족 모두가 놀이처럼 한 주제와 내용을 공부해보고 서로의 오답만이 아니라, 웃으며 배울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되면, 재밌는 학습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우리 뇌의 엄청난 용량 속에서 단 1바이트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그 후의 무한한 데이터들이 상큼한 인생으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 삶은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고 생각을 바꾸는 것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