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 힘든 열 살을 위한 마음책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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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듯하다

 

1. 덥지 않을 정도로 온도가 알맞게 높다. ‘따뜻하다보다 여린 느낌을 준다.

2. 감정, 태도, 분위기 따위가 정답고 포근하다. ‘따뜻하다보다 여린 느낌을 준다.

 

원래도 알고 사용할 줄 아는 어휘가 얼마 안 되지만 따듯하다가 표준어인 줄 몰랐고 사용해 본 적이 없습니다. 놀라고 반가웠습니다. 늘 부드러운 소리들이 더 좋거든요. 여리다는 말이 약하다는 말과 같지 않다고 믿습니다. 여리지 않아 부끄러움도 모르는 이들을 생각하면 더욱.

 

큰 문제가 없이 의사소통 중이라고 믿는 가족들의 얼굴을 가만 보거나 기분을 헤아려보려고 생각해보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무엇을 이해하고 있을까 하는 문득 막막하고 서글픈 감정이 차오릅니다. 성장과 위로와 용기의 많은 부분은 가족이 아닌 이들, 특히 친구들과도 나누는 것이니 기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고민들을 가지고 견뎌보고 버텨보고 스스로 정리/해결도 해보면서 일상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겠지요. 무거움과 힘듦이 연령에 비례한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습니다. 오히려 선택과 망각에 익숙한 어른들이 더 쉽고 더 피상적으로 잊고 회피하기도 하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보단 훨씬 더 좋은 사람임이 분명한 십 대 아이들을 자주 떠올리며 책 속의 아이들의 마음을 천천히 짚어보았습니다. “태어나보니 사는 게 힘들다고 취학 전 둘째가 한 말을 더 듣지 않고 크게 웃었던 기억이 미안합니다. 여러 가지 정말 힘들었을 텐데요.

 

되짚어보는 아이들의 시간이 별 문제 없이 느껴져서 잠시 더 불안해졌습니다. 무엇을 못 본 것인지, 혹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들을 못 들어준 것인지. 지금까지 그랬듯이 저는 아마 열심히 묻거나 집요하게 살피거나 하지 못할 겁니다.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게 어려운 문제는 늘 책에 의지합니다. 책육아란 단어를 처음 보았을 때 무척 반가웠습니다. 부모님의 시선이 아니라 책과 함께 내 방에서 시간을 보낸 시간들이 저는 좋았습니다. 내 속도로 생각하고 나는 만들어 가는 경험.


 

여려서 어린 독자들에게 더 따듯한책입니다. 서둘러 딱딱하고 단단해지지 말고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감정들이 잘 흘러 들어오고 나가도록, 그래서 상처가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리지만 자신답게 살아가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면 좋겠습니다.


 

양육자들도 어린이들도 함께 자신을 바라보고’ ‘알아보고’ ‘돌보고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안아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논리적인 문자의 나열이 아니라 조곤조곤 나누는 이야기들입니다. 둘러앉아서 서로의 고민을 듣는 자리 같습니다. 따듯하고 다정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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