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관계의 기술
김달 지음 / 빅피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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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제목에 놀라고 내용에 더 놀랐다. 비유하자면 졸업생이 되어 받는 수험서랄까. 힘든 연애에 고민할 일은 없지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관계의 면면들에 대해서 저자의 통찰을 만나는 재미로 즐겁게 읽었다.

 

다 내려놓으면 그제야 보인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날 괴롭히는지.”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말고 딱 이것으로부터만 손을 탁! 놓고 싶은 적은 많았다. 어쩌면 그게 실수였을까. 내내 힘든 것은 그 때문인가... 싶은 생각을 잠시 했지만 나는 뭘 다 내려놓을 수 있는 대범한 사람은 아니다. 될 수가 없다.

 

굳이 연애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무기력하고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좀 쉬어가도 괜찮다. 그때가 아니면 나중에는 쉬고 싶어도 도저히 쉴 수 없는 시기가 분명히 오기 때문이다.”

 

좀 더 체력이 덜 망가지고 면역력도 좋은 시절에는 휴가를 아껴서 연말에 몰아쓰기를 하며 나름 즐겼는데, 올 해는 병가에 이어지는 휴식으로 다 썼다. 팬데믹/기후 우울증인지 나이 탓인지 이유는 모를 일이나 무기력해지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연말 휴가를 시작하는 이들이 엄청 부러웠는데 뭐... 이제 연말도 다 끝나간다. 늘 바라지만, 월말 월초에 하루 법정 휴가가 있거나 적어도 연말엔 3일 정도 휴가가 있어서 마무리와 시작 사이에 인간이 잠시 쉬며 생각을 다듬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사랑도 연애도 사람의 일이라 중요한 점은 내가 나를 잘 알고 충분히 사랑하는가이다. 이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연애는 때론 비극이 된다. 꽁꽁 싸맨 내게 아직 덜 나은 상처들이 있다면 연애보다 치료에 힘써야한다. 사랑은 막강하지만, 연애로 극복 못하는 일은 많다.

 

그래서 내게 아픈 구석이 없어야, 남을 제대로 보고 배려하고 돌보기도 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그렇게 나누며 함께 사는 일이 더 수월해진다.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휘둘리지 않으려면 자기 생각, 시선, 세계관도 필요하다. 생각이 혼란스럽고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상태라면 역시 연애보다는 정리하고 다듬고 자신을 키우는 일이 먼저다.

 

관계란 것이 늘 한결 같지도 않고, 역할도 슬쩍 달라지기도 하는 것도 연애의 단면이다. 주로 내가 의지했다고 해도, 상대가 힘들어할 때 위로하고 의지가 되 줄 힘도 필요하다. 그건 급하게 구매할 수도 벼락치기로 마련할 수도 없다.



 

정답이 없다는 각종 연애와 다종의 사랑, 시작도 과정도 형태도 관계의 방식도 모두 다르겠지만, 부디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는 인정하고 유예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쉬워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 하기 때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라기 때문이다.

상처나 독이 되는 연애 말고 서로의 힘이 되고 성장이 되는 경험을 하시기를, 연말연시를 기해 더 힘껏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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