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드워드 호퍼, 자신만의 세상을 그리다 ㅣ 문지아이들
로버트 버레이 지음, 웬델 마이너 그림,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평점 :
표지 실내의 따뜻한 불빛이 더 좋고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시절 역시 그러합니다. 문 안과 문 밖은 참 멀기만 합니다. 지구생명체 모두의 유일한 집인 지구에서 쫓겨나게 되는 건가 싶어 비교할 것 없는 두려움과 불안도 느낍니다.
그림책을 좋아하며 감상하게 된 건 몇 해 되지 않았습니다. 연령 구분이 적당한 그림책들도 있고 전혀 상관없는 작품들도 참 많습니다. 이 책 역시 문지아이들 시리즈이고, 화가로 성장하는 유년기부터의 풍경들이 펼쳐짐에도 아이들보단 제가 더 좋아하는 듯합니다.
‘사실주의’ 화가를 다루는 그림들의 색감이 아주 따뜻합니다. 어린 에드워드 호퍼를 응원하듯 다정한 시선으로 감싸 안은 듯도 합니다. 좋아하는 예술가들이 작업하는 과정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을 보는 시간이 아주 행복했습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 언덕 위의 등대, 주유소, 밤을 새우는 사람들... 어떤 작품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이 책 속의 글 - 설명 - 이 무척 쉽고 친근해서 에드워드 호퍼 작품 세계를 많이 이해한 듯한 착각(?)도 듭니다. 예술가와 작품을 한 번에 즐겁게 공부하는 멋진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용기와 즐거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나 봅니다.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신념도 없고, 용기도 투지도 행동력도, 실천 의지도, 단호한 결단력도 없는 독자이니, 그런 것들로 원하는 삶을 살아간 이들을 더욱 동경하게 됩니다. 차곡차곡, 뚜벅뚜벅... 그렇게 자신의 길을 가는 시간은 모두 감동입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원하는 모습대로 전할 수 있는 재능은 호퍼가 끝까지 노력한 모든 과정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엔 하는 사람, 끝까지 한 사람만 남는 것이니까요. 몰입과 확고한 애정이 부럽습니다. 실은 잘 모르는 세계, 좋아하는 것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유...
“나는 나 자신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왜 나 자신을 찾아야할까요. 원래 나 자신으로 태어났다가 잃어버리는 것일까요. 모두가 그럴까요. 자신을 찾지 못했다고 느끼는 삶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나 자신을 찾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흐릿하고 멍하니 사는 일이 편안해진 삶이라 부럽게 아프게 만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