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아파트 - 2023 문학나눔, 2024 행복한 아침독서 선정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2
최미정 지음, 볕든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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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참 좋습니다. 현실의 틈을 어떻게든 비집고 설레는 희망을 품게 합니다. ‘이야기하는 대로 살게 되는존재가 인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세상 이야기를 쉬지 않고 하다보면 비슷한 어쩌면 더 좋은 모습이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계급과 서열과 위계를 한 방에 다 없앨 방법은 없습니다. 누구도 그런 상상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심화되고 문제가 되면 다시 교육하고 바로 잡고 사회가 최선을 다해 틈을 메워주는 일은 가능합니다. 의무 교육도 그런 정책 중 하나입니다.

 

줄세우기 중에 차마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것이 사는 집의 평수와 가격이 아닐까요. 내 집 마련에 너무 힘이 많이 드니 자기 자신과 성취와 동일시되어 최고의 기준이 되고 만 걸까요. 도대체 어떻게 가난한 에 사는 아이와는 친구하지 말라는 얘기를 할 수 있나요.

 

어디에 사는 지, 구매한 집인지 아닌지가 왜 어린이들의 비밀이 되어야할까요. 어린이들이 아무리 잔인하고 무도하게 굴어도 비난할 기분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다 배운 대로 하는 것이지요. 어른들의 부끄러운 거울이고 자화상입니다.

 



동화에서는 늘 어른들이 문제의 원인이고 악당입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매번 심장이 덜컥합니다. 다정한 동화작가들이 어린이를 돕는 어른들을 대체로 함께 보여 주셔서 안심을 하곤 합니다. 더 멋진 일은 어린이들이 평수와 가격 이론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겠지요.

 

현실에서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들이 같이 놀고 자라고 같은 유치원, 학교, 학원을 다니고 같은 차를 타고 갔다 옵니다. 친구가 있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아파트가 고향이고 집인 아이들에게 다른 아파트 브랜드는 다른 동네처럼 여겨질 거란 짐작도 합니다.

 

그러니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약하다고 할 수 있으니 괴롭히는 일은 해선 안 된다는 것도 꼭. 타인을 괴롭히는 일이 그렇게 마냥 즐거운 일일까요. 가해자에게도 깊은 상흔이 새겨지는 일은 아닐까요.

 

요즘 초등학생들은 친구들과 마라탕을 먹으러 간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드물게는 슬립오버sleepover(한 친구 집에서 모여서 놀다 함께 자는 일)를 해도 되는지 허락을 청하기도 합니다.

 

걱정과 불안이 대단한 편이지만, 매번 만류와 지나친 당부를 자제하려고 노력합니다. 부디 그 시간이 어른들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닿지 않는 시간이길, 어린이들이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성장하는 틈새이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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