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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모든 것
휘프 바위선 지음, 장혜경 옮김, 한지원 감수 / 심심 / 2022년 11월
평점 :
고통과 괴로움을 함부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도 맞지도 않을 일이나, 나는 암보다 치매가 더 두렵다. 동년배는 물론 친구, 지인, 친척 그리고 고령의 부모님도 그렇다고 하신다. 우리 인간에게는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고 죽는 일이 중요하다.
예방과 치료가 확실하지 않은 병증과 질환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파고드는 가짜/사기범죄도 성행한다. 그런 현실에 비해 이 책은 1999년 초판 출간 이후 40년간 치매를 연구하고, 환자와 간병 가족 모두를 도울 방법을 고민한 귀한 책이다.
꾸준히 베스트셀러였고, 개정판으로 여러 번 출간되었다. 번역 출간되어 무척 반갑고 감사하게 읽고 배워보았다. 젊은 치매 발병 사례도 있고, 가족에게 벌어질 일일수도 있으니 관심이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신뢰할 수 있는 책을 통해 배우고 도움을 받으시길 바란다.
‘모든 것’이란 제목에 맞게 이 책은 치매에 대해 다른 조사를 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유익한 치매종합학습서이다. 종류, 행동 유형, 증상, 원인, 오해, 간병 팁과 간병인의 정신 건강까지 모두 다룬다. 임상을 오래한 저자의 글이라서 아주 실질적이다.
치매는 종류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모든 질병에 해당하지만 치매 역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어 번역본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연구과 관련 연구를 하는 한지원 교수의 설명이 추가되어 있어 무척 도움이 된다. 예방, 진단, 치료에 관한 가이드가 된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가장 주요한 특징은 망각이다. 경험한 것들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저장된 장기 기억이 망가진다. 해마가 망가져서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다. 인간이 경험을 통해 지식을 축적한다고 할 때, 기억이 망가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진다.
기억이 사라지는 순서는 역순이다. 저자는 기억이 사라져도 감정은 남았다고 한다. 달라지는 것은 표현방식일 뿐이라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치매 환자가 된 가족의 숨은 감정을 읽을 수 있을까.
친구는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막내인 자신부터 잊어버리셨다고 아파했다. 모르는 사람이 왜 자꾸 찾아와서 안부를 묻냐고 하신다는데. 그래도 “엄마, 이것 좀 도와주세요.” 하면 잠시 도와주려고 하신다고. 그리고 기억하진 못해도 손주들을 보면 웃으며 재밌는 얘기를 나누신다고. 듣는 것만으로 너무 슬프다.
울고만 지낼 수는 없으니 문제는 소통이다. 만날 때마다 얼마간이라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을수록 좋다. 저자가 관련 지침들을 진행 과정별로 알려주니 도움이 클 것이다. ‘인생앨범’을 만들라는 조언도 유용하다. 기록은 치매 환자에게도 가족에게도 중요하다.
간병 가족에게도 윤리나 도덕으로 설득하려하지 않고, ‘이해가 안 되면 이해심을 발휘할 수 없다’고 명시해주니 감사하다. 의사소통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힘든 순간들이 찾아온다. 치매 환자와의 관계에서는 참지 못한 순간도 수없이 찾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 기억하기 (따로 카드로 작성되어 눈에 잘 띄게 붙여두고 기억하기에 좋다.)
치매 환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 치매 환자에게 할 수 있는 말
치매 환자 대할 때 중요한 소통 규칙
치매 환자에게 편안한 환경 만들어 주기
많은 사례들이 모두 위로와 격려가 되는 좋은 책이다. 살아서 하는 이별, 여러 번 하는 이별이 치매라고 하니 오래 여러 번 고통스러울 것이다. 환자도 간병 가족도 무리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덜 힘들고 괴롭게 이별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