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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책 읽기 - 책 좋아하는 당신과 나누고픈 열 가지 독서담
윤성근 지음 / 드루 / 2022년 5월
평점 :
5월에 읽다가 소개해주신 책들에 홀려서 책방을 돌아다니다가 아마 어딘가에서 길도 잃고 생각도 잃어 책을 놓았던 듯하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결론보다 자신의 책읽기를 찾아 읽으며 되는 책이라 그만 읽던 곳까지 만족했나보다.
그렇게 반도 못 읽은 책은 12월에, 해가 바뀌기 전에 다시 만났다. 기분이 묘하고 그만큼 더 반갑다. 특별한 재회의 순간 같았다. 지금 채워진 장바구니의 책들, 결국 올 해도 다 읽지 못한 책들 중에는 5월의 이 책에서 만난 책들도 있다.
‘의미로 사는’ 사람, ‘재미로 사는’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는 이유도 그럴 것이다. 아니 그보다 더 다양할 것이다. 오래 다닌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에서 나는 그 생각만 했다. ‘이제 누가 나보고 시험 보라는 둥, 리포트 쓰라는 둥 하는 사람이 없겠지...’
책은 많은 의미였고 수단이었고 통로였다. 지금은 재미로 읽는다. 살면 살수록 세상에 책보다 더 재밌는 건 거의 없다. 더구나 책은 현실과 과학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들도 모두 경험하게 해준다. 시간여행과 다중우주쯤이야!
이번에도 완독은 못 하고 읽던 책을 두고 서점을 두리번거리다 약속을 지키려면 나가야할 시간이 되었다. 40쯤에는 ‘이제부터 읽는 책들은 모두 이별이다’하며 슬퍼했는데, 이제는 못 읽고 떠날 책들이 출간 전 책들이 벌써 궁금하다. 뭐... 출간된 책들도 다 못 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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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책만 읽으며 산다고 해도 그 수량은 1만 권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 매장에 20만 권이 넘는 책이 있다는 걸 떠올려보면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책이 얼마나 적은지 실감한다. 그러니 책을 향한 강박을 놓아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그런 이유로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 역시 어쩔 수 없다. (...) 이런 복잡하며 모호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책이라도 없다면 거기는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노안도 서럽고, 장수하게 되면 결국엔 오디오북을 듣게 될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늘 그랬던 것처럼 종이책을 넘기는 순간이 행복하다. 어딘가의 숲에서 온 나무를 만나는 미안하고도 반가운 기분... 인류는 여전히 나무껍질에 기록을 남기로 있다는 새삼스러운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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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내가 지금까지 알아 오던 세계를 벗어나려는 노력이며 모험이다. (...) 우리는 언제나 알지 못하는 것, 이해 밖에 있는 것, 나와 관심 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 내가 이해하는 아이러니와 부조리의 본질이다.”
📘 책을 한 권 골라 들고 이제 나갑니다. 모두들 주말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