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먼나라 이웃나라 23 : 인도와 인도아대륙 1 - 전근대 편 ㅣ 먼나라 이웃나라 23
이원복 글.그림, 그림떼 그림진행 / 김영사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를 이렇게 오래 만나고 보게 될지 몰랐다. 어릴 적엔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만화였다. 교과서는 워낙 지루하고 천편일률적인 참고서들도 재미가 없어서, 역사 만화가 출간된 것이 즐거웠다.
학습만화라고 하지만, 진지하게 공부를 했다고는 말 할 수 없다. 암기력이 워낙 없기도 하고, 교과서처럼 공부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서 아직 가 본 적 없었던 세계 각국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가 생기고 커지는 그런 효과가 가장 강했다.
성인이 되고 기다렸다 얼른 펼치는 책은 아니었지만, 예전의 책과는 아주 다른 외모를 갖춘 업그레이드판을 만나니 기분이 묘하다. 소재사나 주제사도 무척 재미있지만, 커다란 그림과 흐름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도 오랜만에 반갑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부탄, 스리랑카...
어느 나라도 편안하지만은 않았겠지만, 오랜 분쟁과 전쟁과 비극이 많은 곳들의 이야기가 무겁고 아프다. 끝나지 않은 전쟁도 발발의 위험도... 분단국에 산다는 걸 너무 자주 절감하는 요즘의 시절과 겹쳐지고 합류하기도 하며 읽었다.
인도란 무엇일까. 어떤 곳일까, 실체가 있을까, 혹은 내가 가진 이미지들은 무가치할까. 이 책의 인도아대륙 전체를 따라 다니다 보니, 오랜 역사는 물론 작금의 상황도 풀릴까 싶게 복잡하다. 해설이 있다는 점이 편안했다.
꿈쩍도 하지 않을 듯한 카스트 제도, 극도로 갈등하면서도 공존하는 종교들, 히말라야 산맥처럼 묵직하게 뿌리내린 세계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용하지 않으면 누구도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민족과 문화적 특성들, 외부의 침략과 식민 지배 이후에 비로소 국토와 국명이 통일되고 단일화된 아이러니...
다시 목을 부어오르게 하는 감기로 기분이 가라앉는 주말 저녁, 마지막으로 ‘행복이 국가 목표’이고 정기 설문조사의 목적이 ‘국민 행복도 측정’인 부탄을 마지막 여행지로 머물러 보았다.
예전처럼 휴식이고 즐거움이면서 여전히 재밌는 경험이다.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만난 순간들이 변하지 않은 시리즈 제목 덕분에 잠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