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예 할매의 비밀 - 2023 읽어 주기 좋은 책 선정 책 먹는 고래 37
정영혜 지음, 김청희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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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이 부족하다면, 배우고 싶은 분들을 입학시키고 공부시키면 될 일인데, 교육은 권리라고 성문화 된지가 언제인데 아직 배움을 기회를 가져본 적 없는 분들, 글자와 숫자를 몰라 혼자서 신나게 일 보며 다니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귀촌이 아닌 귀농을 해서 무려 쌀농사를 짓는 존경하는 지인은 동네사랑방 같기도 한 서점도 운영하고, 글자를 다루는 일을 하니 동네 할머니들 한글 교실도 운영한다. 매일 농사일을 하면서 어떻게 다 해내는지 출퇴근에 허덕이는 도시생활자는 매일 기분이 초라하다.

 

십 년도 못 되어 가을마다 쌀을 척척 수확하고, 서점도 성황(?)이고, 동네 할머니들은 읽고 쓰는 어휘들이 신명나게 늘어만 간다. 그분들이 선생님이라 부르고 글자를 묻고 쓴 것이 맞는지 질문하는 통에, 농사일이 고되고 다른 모임이 있어도 한글 수업을 거른 적이 없다고 한다.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암말 말라며 챙겨 준 참기름 한 병 받아 집에 와서 울었다고 한다. 울만큼 맛있냐고 부러워했더니, 병에 붙은 이름표 글씨가 너무 예뻐서 그랬다고. 직접 키워 거둔 깨를 고르고 말려 짜서 담고, 그 손으로 꼭꼭 눌러 쓴 진짜 참기름.

 

책 속 김순해 할머니가 초등학교 못 다닌 것이 왜 비밀이 되어야 하나. 손녀에게 왜 눈이 아파 글을 못 읽어주고 도망가야 하나. 진작 모셔서 학교 다니게 해드리지... GDP가 어쩌고저쩌고. 한국방송이 KBS로 문화방송이 MBC로 바뀔 거라면 영어도 다 가르쳐 드린 다음에 하지!



 

손녀 손을 잡고 처음 등교하는 할머니의 기분은 입학하여 첫 등교하는 아이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설레고 들뜨고 즐거운 생각이 가득하고 낯설고 반갑고 걱정도 되고. 책에서는 무사히 잘 도착하셔서 학교생활을 시작하시니 참 좋다.


 

글을 처음 배운 초등학생처럼 소리 내어 읽으라는 조언을 따라 읽었다. 얼마만인지. 이왕 하는 거 더 늙기 전에 목소리로 녹음해 둬야지. ‘꿀풀꽃발음 잘 못하는 사람이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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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같기도 가을볕 같기도 한 작품입니다.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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