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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풍선 - 초등 통합교과 2-2 수록도서 ㅣ 나린글 그림동화
제시 올리베로스 지음, 다나 울프카테 그림, 나린글 편집부 옮김 / 나린글(도서출판) / 2019년 9월
평점 :
지난주에... 경증 치매를 가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운영하시는 식당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화 다양성이란 연령과 질병에 따른 배제와 분리, 차별도 지양해야 한다는 귀한 가르침을 배우고, 치매에 대한 두려움만으로 실상을 보려하지 않았던 시간을 반성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펼치고선 나이 들어 더 쉽게 흐르고 마는 눈물이 주룩 흘렀습니다. 사회와 의사로부터 치매 판정을 받았지만, 언제부터 기억을 잃기 시작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앞으로도 점점 잃어갈 자신에 대해 당사자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그 순간마저 곧 잊으시겠지요.
단지 타인을 동정해서 이토록 마음을 아픈 건 아닙니다. 내 부모와 나 자신의 일기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수명이 늘어난 우리 모두가 암보다 더 두려워하며 겪어야할 미래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치매는 너무 슬픈 병입니다. 살아서 하는 이별이라고 친구에게 들었습니다. 억울하게도 어머니께서 막내인 자신부터 잊어버렸다고.
기억을 못하니 이해를 못하고 영문 모를 당황스런 시간만을 겪으실 겁니다. 사회에서 이분들을 그저 치워버리고 가둬버리려고 한다면... 그게 우리가 애써 살고 맞이할 노년의 모습으로 정말 옳은 것일까요. 바라는 것일까요.




손자와 할아버지와 풍선... 소리 없이 나는 그 가벼움처럼 잔잔하고 위태롭고 애틋하고 안타깝고 아픕니다. 눈물이 아무 데서나 흐릅니다. 그들이 함께 한 행복한 시간들, 서로를 애정으로 기억하던 시간들이 어디로 흩어졌는지 아깝습니다.
잃어버린 할아버지의 기억은 아이가 오래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기억을 담은 풍선들이 망가지지 않고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치매여도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