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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2 - 최고의 나를 만드는 62장의 그림 습관 ㅣ 그림의 힘 시리즈 2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10월
평점 :
10월에 주말이 하루씩 늘어나니 무척 행복하다. 일요일쯤 되면 피로가 거의 다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고 기운이 좀 난다. 그리고 하루 더 휴일이면 뭔가 신나게 즐거운 일을 하나 하고 싶어진다. 덤덤하고 무관심하고 기대도 욕구도 없는 건 어쩌면 우리가 지치고 피로하기 때문.
이 책은 도착한 이후로 내내 안정제로 사용(?)했다. 62개나 되는 처방약이 있다는 것이 무척 든든하다. 작품들을 가만 보는 것만으로 좋은데, 답답하지 않을 정도로 이해를 돕는 미술 정보와 한 문장씩은 꼭 마음 깊이 닿는 문장이 있어 참 적절하다.
궁금증에 모두 넘겨보긴 했지만, 내 상황에 딱 맞춤인 주제들로 돌아가게 된다. 읽고 배우는 것이 목적인 책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상담하듯 펼쳐 보고 진정제처럼 복용할 책이다. 도록처럼 묵직한 양감이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상태는 나 자신에게 가장 힘이 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런 반응으로 뭐라도 좋은 결과를 낳거나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으니 무용하기도 하다. 아무리 결심해도 불쑥 솟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만날 책이 있어 다행이다.
음악도 좋지만, 간혹 소리 자체가 거슬리는 자극인 날도 있다. 그럴 때는 침묵하고 시각만으로 만날 수 있는 예술이 더 도움이 된다. 이해가 부족해서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려 본 적은 없지만, 색채와 형태가 주는 힘이 있고, 때론 메시지에 공명하기도 한다.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누가 발표를 시키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각자의 직관으로 느끼는 바를 즐기며 가만히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이다. 호흡이 고르게 될 정도의 시간만 보고 있어도 위로와 치료 혹은 후회 예방 효과가 있다. 오늘 주목한 네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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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집중
쉬는 건 좋지만 멍하고 뿌연 상태는 싫다. 쨍한 집중력에 도움이 될까 열심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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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피로
풀리는 피로도 있고 뭉쳐있는 만성피로도 있고 새로운 피로도 있고. 일상이 다 피로...
기구 타는 거 무서워하는데 땅에서 발을 뗀다는 상승감이 피로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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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뇌 자극
노화란 감각기관의 약화와 뇌기능 저하로 매일 상태를 알려 준다.
몬드리안의 차가운 추상을 좋아하는데, 칸딘스키의 뜨겁지 않은 흑백 형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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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기분 전환
돌발과 낯섦이 싫지만 동시에 지겹고 답답하기도 하다. 뭐 이렇게까지 어리석은 지...
창을 좋아하고 창가를 좋아하고 창그림과 사진 모두를 좋아한다.
풍경까지 더해서 이 그림이 아주 좋다.
적당한 환기와 안전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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