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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니 주얼리 이야기
손누니 지음 / 김영사 / 2022년 9월
평점 :
내가 산 것보다 선물 받은 것들에 애착이 더 강하다. 고마운 마음에 더해 선물 해준 상대의 스토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그냥 구매가 아니라 ‘사건’이 되고 추억이 된다. 그 중에서도 금속 공예를 공부한 친구가 디자인해서 만들어준 반지는 애지중지.
아트스쿨에서 공부했지만 아트만 하고 살 수는 없어서 창업을 했다. 공예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열고 실제로는 작업장처럼 운영했다. 기쁘고 늘 응원했지만 걱정도 들었다. 그러나 겁을 내고 계산만 하다보면 언제 하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을까. 부러움이 컸다.
이 책은 아쉽게도(?) 내 친구가 쓴 글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처 물어볼 수 없었던, 궁금했던 일들에 대해 비슷하게나마 책을 통해 알게 될 것 같아 기대가 컸다. 늘 다른 직업군의 사람이 쓰는 글을 무척 궁금해 하고 좋아하기도 한다.
이 브랜드를 처음 들었지만 나만 모르고 많은 분들이 알고 좋아하고 백화점 입점까지 하셨으니 큰 성공을 하셨다. 어려움이 없는 일은 없지만, 창업 실패담은 속상하니 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에 솔직히 안도를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창업하고 운영한다는 건, 보석 분야가 아니더라도,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파묻힌 돌멩이를 찾아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들어 세상에 드러내고 평가를 기다리는 일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나처럼 겁쟁이는 시도 못할 일이다.
손누니 디자이너의 에너지 수위도 다르다. 어학연수를 간 아일랜드에서 용돈 벌이로 주얼리를 길에서 판매하고, 이탈리아로 가서 금속공예 장인에게 도제 수업을 받는다. 그 시간을 이렇게 두 줄로 정리해서 쓸 수 있다는 것이 미안하다.
실천력이 과정의 고군분투를 뻥뻥 차버린 듯 시원하고, 공예 디자인만이 아니라 필력까지 갖춘 건 질투를 부른다. 게다가 브랜드명으로 론칭한 '누니NOONEE' 이름의 사연도 멋지다. 눈이 온 날 세상에 태어나서 얻은 이름. 눈설(雪)이 먼저 생각나니 나는 옛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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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준비된 마음을 편든다.”
“도전하고 탐구하고 고심하는 디자이너의 루틴을 지키는 일이 성공의 비결이다.”
“반지는 손 주인의 심정을 드러내는 장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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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노력과 도전과 이력을 어떻게 글 속에서 다 알 수 있을까. 내 친구도 준비된 마음, 도전, 탐구, 고심, 루틴 지키기, 반지에 대한 사유가 다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은 저자의 상황과 맞춤한 성공 가이드인 것이다.
창업은 아주 위험한 도전이고 숫자는 언제나 희박한 성공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겁을 먹게 한다. 어느 분야든 매년 전체 창업 관련 통계를 찾아보면 아찔한 풍경이 즐비하다. 모두가 수상자일 수도 성공한 CEO일 수도 없지만, 통계를 무시하고 다 응원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 마침내 잘하는 일이 되고 삶 자체가 되는 여정은 아름답고 이상적이다. 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살 수 있기길 늘 바란다. 아이디어도 스토리텔링도 매력적인 금속 공예 작품인 누니주얼리반지... 기념할 의미 없이 갖고 싶어질 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자기답게 반짝이는 순간을 맞이하기를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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