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연작소설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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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가 슬쩍... 순식간에 읽어 버릴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펼치기가 아까웠다...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고 울다가 울기 시작한 포인트를 잊긴 했지만펑펑 울었다마치 한참 헤매던 핑계를 찾아내어 마음 편해진 것처럼누가 나를 물에 밀어 넣은 것처럼 서럽고 눈물이 계속 났다.

 

저는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그냥 인간 취급을 받고 싶었어요. (...) 최선을 다해 삶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한 명의 인간으로요.”

 

나중에 어느 북토크에서 김하나 작가께서 독자 중 1%는 박상영 작가의 작품을 읽고 펑펑 운다고자신도 그랬노라 해주셔서 우쭐했다(?). 아니 그런 것과는 상관없는 곱고 무서운 작품이다박상영 작가의 사람의 감정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는 초능력자일 지도 모른다.

 

벌써 네 번째 신입 사원이 된 나는 스물세 살에 잡지사에 들어와 내 나이 무렵에 이미 팔 년 차 직장인이었던 배서정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나도 모르는 새 내 삶에 옮겨붙은 어떤 안간힘의 궤적을 말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책 읽고 울고 작가의 육성을 들을 때마다 배가 아프게 웃는다괴리가 너무 크다사랑스럽고 밤을 울리는 스피커에서 들리는 듯한 목소리~

 

그러니까 이 연작소설들은 박상영 작가가 우리 모두의 일기를 필요한 만큼 모두 볼 수 있는 다른 능력을 사용해서 만든 작품과 같다아직 아닌데앞으로 인류가 생존하는 한 끝나지 않을 재난일 지도 모르는데이 작품을 읽고 나니 판데믹을 지나왔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머니가 원하는 건 무엇일까정말 내가 술을 파는 대신 땅을 파먹고 살면 그때는 만족을 할까어머니는 무엇을 위해 손수 바느질한 면 마스크를 쓰고 매일 기도를 하는 것이며또 무엇을 위해 울고 있는 것일까어머니가 진정 슬퍼하는 것은 내 삶일까 아니면 이미 지나가버린 당신의 삶일까.”

 

세상 사람들 모두가 누군가의 탓을 하는 시대에 나는 누구를무엇을 원망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또 울었다좀 늙어서 힘이 달려서 예전보다는 조용하게 짧게 울었다힘들고 무섭고 서러운 시절을 살아남았더니 이런 세상... 그러니 3부작 끝났다고 쉬지 마시고다시 공무원처럼 다음 작품을 차곡차곡 써주시길그 작품도 순식간에 읽고 말 것이 분명하니조금 쉬고 또 써주시길.

 

나는 희망에 취약한 사람이라아직도 연약한 믿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절망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기어이 책상 앞에 앉아 이 이야기를 쓸 수밖에 없었다그것이 내 일이고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일상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이야기가 가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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