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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권리를 주장해 -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인권 가이드 ㅣ 창비청소년문고 41
국제앰네스티.안젤리나 졸리.제럴딘 반 뷰런 지음, 김고연주 옮김 / 창비 / 2022년 5월
평점 :
5월 5일 어린이날, 선물만 말고 권리도 지켜주세요, 라고 이 책을 소개했는데... 리뷰는 왜 안 쓰냐고 묻는 무서운 지인. 친구, 이웃들이 계셨습니다. 숙제인 줄 몰라서 이제 씁니다. 리뷰라기보다 내용 소개가 더 중요한 책 소개글입니다.
“누구든, 어디에 살든, 어떤 인종, 민족, 종교, 성별이든, 부자든 가난하든, 여러분의 삶은 지구상의 모든 어른 또는 모든 다른 어린이 청소년과 똑같은 가치를 지닙니다.”
이 책을 여는 서문의 문장입니다. 우리는 이 가치를 정말 믿고 있나요? 평생 그렇다고 믿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하게 배우지 않고 토론도 하지 않고 실천도 하지 않고, 인류가 문명인으로 선언한 가치들이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묵살되는 것만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All human beings are born free and equal in dignity and rights. They are
endowed with reason and conscience and should act towards one another in a
spirit of brotherhood.”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타고 났으므로 서로를 형제애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세계 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조>
1조의 ‘권리’는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을까요? 1. 생명, 생존, 발달의 권리 2. 평등과 비차별 3. 의견 표현 및 참여의 권리 4. 아동 최상의 이익 이렇게 네가지 기본 원칙들입니다. ‘권리들은 동등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15가지 권리를 짧게 소개했습니다. ‘생명, 존엄, 건강’을 위해서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기후위기와 환경파괴는 ‘권리침해’ 행위이기도 합니다. 미래세대의 미래를 없앤다는 점에서 더 비열하고 비도덕적인 범죄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아는 척, 옳은 척, 잘하는 척, 책임감 있는 척, 능력있는 척하는 어른들이 도무지 꿈쩍을 안 하니, 청소년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나섰습니다. 문명과 도시와 우주진출 같은 걸 보면 인류가 대단한 업적을 세운 것도 같지만, 2022년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식수, 바다자원, 탄소배출제한, 감염병 예방, 각종 차별 금지, 투표권, 강제노동, 부당 이득, 사상과 종교의 자유’ 등입니다. 가히 여러 시대가 섞여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공기호흡을 하고 물을 마셔야 살 수 있는 주제에 공기와 물을 오염시키는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요. 이러니 자살욕망에 동기화되어 스스로의 멸종을 준비하는 어리석은 생물종이 인간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냐! 그 대답도 이 책에 있습니다. 권리를 주장하는 법을 상세하게 친절하게 가이드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권리는 주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쉽지만 선언문에 쓰여 있는 것만으로는 잘 지켜지지 않으니까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사하고, 함께 할 이들을 찾고, 가능한 모든 일 - 캠페인, 압력행사, 책임묻기, 주장, 보도, 집회, 시위 등 -을 지혜롭게 함께 합니다. 이 책에 팁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집에 한 권 두시고 가족이 함께 캠페인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는 권리가 있습니다. 스스로 여러분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자신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것을 연대하고 합니다. (...) 연대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연결되고 도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