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모들 창비만화도서관 7
근하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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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내게도 사랑하는 이모들이 있다어머니가 큰 언니라서 내가 태어난 이후에 큰 이모도 언니 집으로 퇴근하고 작은 이모도 언니 집으로 하교했다어릴 적부터 어디는 큰 이모 닮았고 어디는 작은 이모 닮았다는 팩트(?)를 당연히 받아들일 정도로 친하고 사랑했다.

 

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자 나도 이모가 되었다첫 조카를 처음 본 주말이 지나 월요일 출근길에 생각을 멈출 수가 없고눈을 떠도 감아도 상대가 어른거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했다책임은 없고 사랑하기만 해도 좋은 특별한 존재특별한 관계.




효신에게는 아주 아프고 슬픈 일이 일어난다사고로 돌아가신 엄마슬픔이 아픔이 되어 양육이 힘들어진 아빠... 10년간 만나지 않았던 이모라니... 무슨 사연이 있구나 싶었다조카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따스한 분이었다.

 


이모들’ 중 한 명은 혈연인 이모가 아니라 이모가 사랑해서 함께 사는 이모이다중학교 3학년경험의 종류가 다르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을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을 나이다더구나 큰 상실을 겪고 가장 외로운 시절을 살아내려는 시간이니까.

 

왜 둘이 같이 사는 거예요?

 

세상에는 엄마아빠가 있는 가족엄마만 있는아빠만 있는엄마아빠없는엄마가 둘인아빠가 둘인...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언제쯤이면 인류는 있는 건 있는 거라고 받아들이는 1단계를 클리어할 수 있을까.



학교의 숙제도 참 둔감하고 생각 없는 주제이다엄마에 대해서 글을 쓰라고 했나보다엄마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 된 학생의 글을 칭찬하는 방식이 꼭 TMI여야 하는지그 글을 학급에 걸어둬야 하는 것인지부모님 그림 이런 거 좀 교과과정에서 없애자법적 양육인이 부와 모가 아닌 아이들은 어쩌란 것인지.

 

스토리의 속도가 느려서 참 좋다무리하지 않고 노력도 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되려고도 하지 않고다들 자기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전하는 마음도 그대로 알아차리는 일...

 

어른이란 무슨 대단한 영웅이 아니다주영처럼 효신에게 원망의 말을 하지 않는 것... 슬픈 어린 사람에게 행동으로 말로 품을 내어주는 것그런 태도가 어른다운 것이다그걸 못하는 어른들이 너무 너무 많다.

 

정상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정상가족은 또 무엇일까.

 

그게 자신의 존재로 살아가는 타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근거가 되는 거라면 사양이다그런 정상은 폭력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정상을 외치는 자신의 정상성에 대해서도 살펴볼 일이다.

 

장편만화라 신났는데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금방 다 읽게 된다시작은 행복했고 끝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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