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잠수 위고의 그림책
사라 스트리츠베리 지음, 사라 룬드베리 그림, 이유진 옮김 / 위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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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주 아슬아슬했다. 나는 자신이 망가져가는 정도를 가만히 가늠해보았다. 67, 68, 69%... 이러다 어느 순간에는 차마... 싶은 인간으로 변해서 자신도 남들도 힘들게 하며 살게 되는 걸까?

 

한 해의 한 가운데, 하지였고 더웠고 할 일은 많았고, 보이는 사람마다 신경을 긁었다(고 느꼈다). 그래도 오늘도 할 말만 하고 잘 지났으니, 귀갓길에 뭔가 선물이라도 사왔어야했을까. 내 선물은 대개 택배로 도착해 있긴 하지만.


 

왜 어떤 사람은 살고 싶지 않을까?

개가 있고 나비가 있고 하늘이 있는데.

어떻게 아빠는 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까?

내가 세상에 있는데.

왜 그런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냥 그랬을 뿐.”

 

아이라서 모르는 게 아니다. 어른이 되도 모르긴 한가지다. 그저 가늠하는 척, 이해하는 척 할 뿐... 책이란 처방약은 효과가 좋아서 나는 벌써 내 감정을 얼마간 추스르고 아빠와 아이의 기분이 느껴져서 마음이 쓰렸다.

 

더 이상 만나지 않겠다는 아빠... 의 사라짐을 채우듯 사비나가 나타났다.

 

당연하지, 여자는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서 사비나는 병원에 왔을 것이고 병원에 머무는 것이다(내 추측...). 사비나와 함께 수영 연습을 하며 잠수를 하며 아빠를 함께 기다린다. 슬픔은 물속에서 흘려보내는 것이 제일이다.

 

아빠가 집으로 가자고 한다. 사비나는 함께 갈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어떻게 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슬프다.

가끔은 너무 슬퍼서

슬픔이 지나갈 때까지 병원에 있어야 한다.”

 

이겨내는(이겨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견디는 사람도 있고 관심이 없어 무사한 사람도 있고 타협을 잘 해서 즐거운 사람도 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슬프다. 덕분에 아주 조금 정신을 차렸고, 아주 조금 몹쓸 감정과 생각을 삼켰다. 완치를 위해 내일은... 혹은 곧 혼쭐을 잔뜩 내 줄 김훈 선생님 책을 펼쳐야겠다. 어리광과 엄살을 말끔히 내쳐 주실 것이다.

 

! 작가 사라 스트리츠베리가 유년 시절 정신병원에 친척을 면회하러 갔던 기억을 바탕을 둔 소설 베콤베리아-가족에게 띄우는 노래를 바탕으로 펴낸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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