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양철북 청소년문학 5
마이라 제프 지음, 송섬별 옮김 / 양철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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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데이지는 열다섯 살이다그의 삶을 따라다녀 본다놀림도 받고 감시도 받지만 베프 이머가 있어서 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친구다적당히 지루하고 느긋한 데이지의 일상에 생긴 일... 격차가 크고 충격적이라 엄청 놀랐다설마...

 

어디 있어데이지?”

 

인간의 상상력은 만난 적 없는 사람에게도 친밀함을 느끼게 만드는 능력이자 함정일까인터넷과 성범죄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라 화가 나고 근절은커녕 더욱 정교하게 진화하는 중이라 기가 막힌다설마가 맞구나...

 

베푸니까 이메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을 것이다가족이라면 더 정신을 못 차리고 해선 안 될 말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그래도 범죄에 대한 사리분별은 찾아야한다범죄의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다걱정한답시고 다른 이들을 책망하고 겁주고 삶을 제대로 못할 제안만 해서는 안 된다.

 

잠깐만우리 잘못이라니내 잘못이라니그럴 리가 없잖아.”

 

북아일랜드 사람이자 아일랜드 아동문학작가인 저자가 담아낸 이야기가 너나없이 닮아있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그래서 큰 위안이 된다특별히 불량한 게 아니라 평범했던 누구라도 가해의 대상이 될 수 있고그래서 그 입장을 서사를 먼저 살펴야 한다.

 

당사자도 주변도 충격과 아픔과 슬픔에 휘둘리고 나처럼 무기력에 짓눌리지 말아야 한다그러면 좋겠다슬프니까... 잠시의 후회와 죄책감은 어쩔 수 없어도오래 자책하지 말자덫을 치고 계획한 범죄에 미성년자 개인이 뭘 어떻게 완벽하게 대항한단 말인가.

 

집요하게 친분을 형성하고 약한 면면을 파악하고 교묘한 가스라이팅으로 의존하게 만든다현실의 인간관계가 허약하다면 덫에 빠질 확률은 높아진다친구가 범죄로 인해 사라진 일을 겪은 아이는 어떤 심정일까한 번도 듣지 못한 목소리를 이 책 속에서 만난다.



가해자의 서사가 사라진소녀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해지는 감정들이 아주 진하고 강렬하다어른의 작가의 문장이 아니라 이들의 일기로 입말로 적혀있다.

 

마비와 충격이 지나가고 공포와 자기혐오가 지나가자 분노가 날 안심시켜.“

 

동서고금 여성들이약자들이 수없이 들었던 말밖은 위험하다낯선 이들을 조심해라... 과연 그랬던가가정은 안전하고 가족은 보호자였던가가정이든 사회든 안이든 밖이든 숨지 말고 위험을 제거하고 위협을 없애야 한다안전한 생존을 위한 다른 방법은 없다.

 

고통과 사랑은 화환처럼 하나로 이어져 있어.“

 

데이지 꽃말이 희망과 행복이라고 하니... 생명력이 강하면서도 실체는 약한 것이 희망과 행복의 실체인가 싶기도 하다힘이 되는 것은 극복이 아니라 기억이다잊지 말고 숨지 말고 야생화처럼 무성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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