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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의 형제 1 - 맹수의 눈을 지닌 아이 ㅣ 이리의 형제 1
허교범 지음, 산사 그림 / 창비 / 2022년 6월
평점 :
Q. 누구일까요?
동물 갯과의 포유류. 몸의 길이는 120cm, 꼬리는 35cm, 어깨높이는 64cm 정도이다. 몸과 꼬리는 대개 검은색이 섞인 누런 갈색이나, 서식지에 따라 색깔의 변이가 다양하다. 개와 비슷한데 머리가 가늘고 길며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다. 귀는 짧고 쫑긋하며 가슴이 좁다. 육식성으로 10여 마리가 떼 지어 생활한다. 구대륙과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나 멸종 위기에 처한 보호 동물이다.
A. 이리
이리가 늑대라는 것 알고 계신가요? 모르는 어린이들은 무척 많을 지도 모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저도 ‘이리’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 적은 없는 듯합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되니 좀 더 신비롭습니다. 그리고 책에... ‘이리’가 직접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목에 1이라고 했으니 연작 시리즈이겠지요. 완결 전 시리즈는 조바심이 든다는 것이 아쉽고도 매력적입니다. 이 책 역시 순식간에 읽게 되고 다음 이야기가 엄청 궁금하니까요.
“너에게 힘을 줄게. 이건 시작일 뿐이야.”
인간과 이리, 괴물과 인간의 전형적인 대립구조가 아니라 서사에 집중하기가 오히려 더 좋기도 합니다. 뻔한 구성과 예상되는 결말이라는 지루함이 없으니까요. 삶과 죽음에 생각보다 가까운 설정이라 어떤 죽음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과학적으로야 가능한 논리이지만 현실에서 형상으로 경험하지 못할 이야기가 온전한 판타지가 아닌 현실감이 맛있게 섞인 작품입니다. 캐릭터들이 가진 욕망의 내용들도 그렇습니다. 지배욕구, 정착 욕구, 호가호위 전략...
청소년 소설의 주제를 향한 직설적인 문장들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만, 시적 묘사와 섬세한 시선들은 품격 있는 문학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들임에 분명합니다. 등장하는 사물들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시곗바늘이 있는 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한 적이 언제인가 싶습니다.
“성적이란 건 결국 종이에 적힌 숫자인데 종이도 숫자도 사람을 지배하는 힘이 없어. 그 숫자를 가지고 널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야 힘들 수 있는 거야.”
자, 성적 비관, 성적 탓에 OO. 이제 이런 무성의하고 게으르고 무비판적이고 아무 것도 아닌, 어쩌면 본질적인 원인을 왜곡하고 감추기 위한 기사는 그만 쓰길!
“누구도 이날을 특별한 날로 기억하지 않았다. 나중에 악에 동참하는 이들, 희생당하는 이들, 알고도 침묵을 지키는 이들, 맞서 싸우는 이들, 그리고 아직 하유랑시라는 무대에 오지 못한 이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추리소설이라 스포일러가 될까 할 말을 다 못하는 것에 더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하니 이 글을 쓰면서도 속이 답답합니다. 여름 방학에 맞춰 세 권쯤 출간해 주셔도 좋았을 듯. 일단 2권을 얼른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