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누구에게나 찾아온 행복
나은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행복이면 가장 좋을 것이다문제는 그 행복이 찾아온 이가 바라는 종류의 행복이었는지... 혹은 행복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 시인의 시 속에서 일상을 만나고 내 일상을 되돌려본다.


 

나는 애쓰거나 구매하는 종류의 소확행을 믿지 않는다소확행이 뭐 어떻게 누군가의 삶을 바꿀 힘이 있다고도 믿지 않는다재빨리 상품 광고에 등장한 소학행 아이템들 사다 과소비했다는 이들의 하소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실패 확률 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일비교적 쉽게 자주 할 수 있는 일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다른 생명과 환경을 상하게 하지 않는 일은 사는데 필요하다.

 

몇 가지 안 되는 루틴과도 같은 일들도 더 알아보면 실은 그만두는 게 낫다 싶게 환경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어여전히 우물쭈물 죄책감과 즐거움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올 해 봄에는 꽃씨 선물을 6종류... 정도로 많이 받았다채소 씨앗도 선물 받았다덕분에 화분도 사고 흙도 사서 베란다 화단을 정리했다달리 한 일 없이 심고 물만 주는데 시간이 지나면 싹이 나고 잎이 무성해지는 것은 늘 기쁜 기적이다.


 

계절이 기후가 변해서... 제철을 사는 식물들이 염려도 되지만생명력에 비하자면 기우일 것이다무능력하고 어지럽히기나 하는 인간은 그저 제 식량 걱정이나 하면 될 듯... 인간이 손 대 종자들을 제외하곤 다들 무성하다.

 

농사를 지은 경험도 없는 부모님도 본인들의 작은 정원과 화분들 속 식물들을 사랑하신다돌보는 일 자체로 행복하신 듯하다나와는 달리 잡초아니 심지 않은 다른 식물이 자리 잡고 살아도 뽑지 않으신다.

 

대체로 계획 투성이인 내 삶에 청하지 않은 모든 돌발을 싫어하는 나는타인의 뜻밖의 방문이나 제안도 싫어한다그 탓에 내가 원하지 않던 식물이 자라나는 것도 견디지 못하는 것인가... 참 이런 협소한 품성은 어찌할까... 싶다.

 

오래 전 동생네 부부가 자식들을 마당 있는 집에서 키우겠다는 포부로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 주택으로 이사했을 때도동네분들이 마당이 말끔하게 작위적으로 정리된 모습을 보면 언니 왔다 갔냐고 물었다고 한다몇 해 안 살고 아파트로 옮긴 것이 내게 다행이었던가.

 

성인의 가르침대로 살 수도 없고 훌륭한 어른이 되기도 글렀다이제 내 소원은 평범한 일상을 내가 잘 관리하며 사는 정도이다생각한대로 산책도 운동도 하고섭식도 가능한 쉽고 편안하고 무해하게 유지하고아무도 고의적으로 상처주지 않고가능하면 욕쟁이 할머니가 되지 말고.

 

시인의 시 속 세계처럼 내 현실에서도 눈만 뜨고 고개만 들면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가득하다연출 없이도 매일 달라지는 풍경은 얼마나 다채롭고 신묘한가여전히 꽃이 피고 나무가 푸르고 아직 식량 위기는 닥치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