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의 기술 - 느낌을 표현하는 법
마크 도티 지음, 정해영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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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강 작가께서 사랑과 폭력을 모두 발현하는 인간 역사를 통해 엄청난 간극과 모순을 고민했고자신의 내면으로 깊이 내려가 쓴 글을 함께 내려와 읽는 공감의 이야기를 하셔서 가감 없이 예리한 작가의 시선에 묵직하고 서늘하고 알 수 없는 삶의 페르소나와 패러독스를 느꼈다.

 

우리는 다 고통을 느끼는 인간이기 때문에 연결돼 있다고 생각합니다언어라는 불완전한 도구를 통해서 아주 깊이 내려가서 뭔가를 말하면읽는 사람이 같이 깊이 내려와서 읽어준다고 믿어요그 믿음이 없다면 쓸 수가 없고 문학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우리가 연결될 수도 없고요.” 한강 작가 6 4일 서울국제도서전

 

덕분에 언어라는 불완전한 도구’ 이율배반적인 뇌를 지닌 인간의 이야기... 이 책을 그런 시선으로 재독해보았다.

 

묘사는 생각의 방식이다

묘사란 세상을 사실적으로 만든다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들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최고의 묘사는 단순히 장식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를 만들고현실의 본질에 대한 주장을 구축한다.

묘사는 우리에게 세상뿐 아니라 관찰자의 내면세계까지 선물해 줄 정도로 대단한 기술이다.

말로 서술되지 않는 삶은 진정으로 체험되는 삶이 아니다.

 

뇌과학에서 밝힌 인간 뇌의 기능에 대해 읽고 배울수록 일종의 절망과 혼동이 늘어갔다그러니까... 뇌는 기본적으로 인과관계가 없는 거의 모든 일들을 서사로 만들어 이해하려는 습관이 있고이미 수만년 그래왔다.

 

내면성의 시간은 고이고 수축하고 구르고 속도를 낸다우리는 감각된 서사의 진행 속에 살고그것을 통해 경험이 기억으로 변한다그리고 기억은 뛰어난 영화감독처럼 과거의 기록을 편집한다.”

 

감각기관을 통해 수용되는 무수한 정보들을 그저 분류처리만하고 있으면 아무 선택과 판단도 내릴 수 없기 때문에어쩔 수 없이필연적으로선별하여 편향된 판단을 내리는데그런 선택으로 생존이 가능하다는 경험을 하고 나면 인지적 구성을 한다.

 

우리가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대한 부분적인 해석일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거의 늘 사건들을 오해하고 서사를 창작하고 있으며 누구나 편향성을 피할 수가 없다뇌과학 덕분에 한편으로 나는 인간의 모든 불통과 오해를 납득하기도 하고다른 한편 영구 해결 불가능이라는 최종판결을 받은 것 같았다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이 기본 값이고 때때로 우리가 얼마만이라도 의사소통을 하며 사는 것이 기적이라는 것이다.

 

모든 설명들은 부분적인 것 같다따라서 모든 지각은 감정적이고해석의 기회이며추측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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