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소년 닐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라합 옮김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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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이해하고 태도를 진지하게 만들어 나가게 된 건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어린이를 무시하거나 학대하거나 이용하며 살지는 않았지만어린이가 어른과 다를 바 없는 시민이고 권리 주체라는 생각은 배움을 통해 얻었습니다.

 

좋은 작가님들과 좋은 책들의 도움이 가장 컸습니다익숙한 노래와 선물 이상의 의미를 모르던 어린이날도 법적 성인이 된 후에야 배웠습니다여전히 배운 것만으로는 배운 대로 살게 되지 않아서 거듭 새롭게 결심을 해야 겨우 뭐라도 합니다.

 

존경하는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 대해서도 <삐삐>*를 사랑하게 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충분히 알게 되었습니다. 1907년 스웨덴에서 태어나셨는데어린이여성 동물의 권리를 지지하고 일상적으로 가해지던 폭력을 반대하고 비판하던 분입니다.

 

* “제 이름은 삐삐로타 델리카테사 윈도셰이드 맥크렐민트 에프레임즈 도우터 롱스타킹이에요.”

 

약하고 억압받는 존재들을 위한 그의 목소리는 기고문과 캠페인 연설로도따뜻하고 다정한 언어로 쓰여진 아름다운 작품들로도 전달되었습니다린드그렌 법(Lex Lindgren)’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동물 복지 관련법이라는 것을 아시나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약한 존재들을 지키기 위해 힘껏 싸우는 삶은 눈부셔서 읽을 때마다 눈이 뜨거워집니다자신의 생각을 믿고 용기를 내고 진지함을 잃지 않고도 웃을 수 있게... 그의 수상은 그런 싸움과 헌신의 기록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인간의 상상할 수 있는 능력상상할 수 있는 권리는 이렇게도 사용될 수 있다고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답이 될 수도 있다고누군가의 삶을 사진보다 더 깊이 보여줄 수도 있다고 전합니다상상이 필요해서 슬프고 상상 덕분에 풍요로운 세상을 이 작품에서도 봅니다.



 

춥고 외로운 방에 혼자 있던 베르틸에게 닐스라는 친구가 생깁니다베르틸이 닐스처럼 작아지자 모든 것이 기적처럼 충분하고 풍요롭게 해결되고 공간을 밝히고 데웁니다썼던 것조각 천딱히 쓸모가 없던 많은 것들이 모두 쓰일 자리를 찾습니다추위를 막을 땔감도 생기고나눠 먹을 음식도 생기고서로 등을 밀며 씻을 목욕물도 충분해집니다.

 

21세기의 독자의 시선에는 혼자 하루 종일 방 안에 방치방임된 어린이의 외로움이 불러 낸 상상의 친구가 아프고 안타깝기도 합니다그렇지만 상상을 힘을 가진 베르틸이 행복하고 외롭지 않게 지내는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부족하지만 모두 나눌 줄 아는 선택들에 함께 행복해집니다.

 

현실의 인물만큼의 생명력이 느껴지는 일론 비클란드 화가의 그림들은 새삼 더 소중합니다린드그렌처럼 어린이를 사랑해서 어린이의 생각을 다 볼 수 있었던 다정하고 멋진 어른이었겠지요최애 작가의 글보다 그림들을 더 오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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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Mit über 145 Millionen verkauften Büchern gehört Astrid Lindgren zu den bekanntesten Kinderbuchautoren der Welt © Ove Wallin/picture-alliance/dpa

 

Photo: Estonian-born illustrator Ilon Wikland in her Central Stockholm home. Source: (Postimees/Scanp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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