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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맨 우리가 도와줄게! - 만화와 놀이로 배우는 탈핵 ㅣ 평화 발자국 18
김규정 글.그림 / 보리 / 2016년 11월
평점 :
‘미래의 우리의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것이다’란 문장을 종종 봅니다. 미래를 만드는 것은 현재 우리의 모든 결정과 행동이니 그렇다면 현재도 우리의 것만은 아니지요. 과거의 모든 경험이 우리를 만들었으니 과거도 우리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반평생 너머 살고 나니 이렇게 선명한 일을 실감을 못하고 살았던 세월이 깁니다. 교육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책임과 윤리의식을 뿌듯한 기분이 들도록 잘 가르쳐 주었으면 참 좋았겠다 싶어 많이 아쉽습니다. 좀 더 조심스럽게 좀 더 존중하며 살지 않았을까요.
이 책은 탈핵에 관한 역사와 과학적 근거와 진지한 주장과 설명을 가득 담으면서도 가능한 쉽고 재밌게 가독성을 높이고 익숙해지도록 애쓴 책입니다. 제가 얼른 보고 아이들에게 바로 빼앗겼지요(?) 저도 퀴즈와 퍼즐을 좋아했는데 역시 몰입도를 높이는 데는 효과가 큽니다.
이런 좋은 자료와 가이드북이 있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한편 그 옆에서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인한 여러 숫자지표들을 보는 저는 참담합니다. 탈핵을 위해 힘을 모아 애써볼 자원과 기회와 시간과 사람과 사회적 동의와 마음의 여유가 망가지는 느낌입니다. 정말로 이 전쟁이 국제전으로 확전될까봐 매일 무섭습니다.
우리 집에도 확진자가 다시 나왔으니, 판데믹이 끝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격리와 침체에서 살짝 벗어나볼까 하는 움직임도 둔화될 것입니다. 2022년의 우리는 앞으로의 먹고 사는 문제를 심각하게 걱정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어린이날 선물로,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들에게 어른들이 잘못한 것, 실수한 것,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들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은 의무라고 믿습니다. 김익중 교수님 말씀처럼 ‘진실,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야 어린이들이 판단할 수는 있을 테니까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를 조금 벗어나는가 했더니, 이 전쟁이 우리 모두의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닙니다. 만일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 전 세계로 또 한 차례 확산된다면 아마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겪게 되겠지요.
핵발전소, 이전에 핵관련사고, 방사능 누출로 인한 숫자와 통계는 이토록 선명한데, 어째서 대책은 그렇지 못할까요. 잊지 못할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독일의 결정과 발표가 지금도 참 부럽습니다. 물론 뜻밖의 선물이 아니라 이전 40년 동안 멈추지 않고 싸워온 결과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답답하더라도 당장 하나하나 뭐든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그 방법 외에는 없겠지요. 회의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실천을 멈추지 않는 것...
밀도, 기름도, 식용유도 내년부터 모자랄 것이라, 바이도 디젤 관련 산업들이 꺼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전 세계는 짐작보다 가까운 운명 공동체였고, 정치적 혼란과 국제적 분쟁은 모두 멈추라는 구호로는 안 될 듯합니다.
닥칠 현실이 무섭지만, 우리가 미래의 과제로 삼았던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하지 않기를 더욱 간절히 바랍니다. 뭐라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계속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들의 미래가 혼돈과 후퇴의 세상이 아니길 어린이날에 힘껏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