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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동 506호실
Sophia P(박윤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3월
평점 :
두어 해 전쯤에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으로 선천성심장질환을 앓는 신생아가 증가한다는 보고서를 본 기억이 난다. 내 일이 아니라 잠시 놀라고 잊고 살았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지닌 채 태어나는 어린들이들은 기후변화 문제가 부각되기 전에도 있었다.
“요즘은 선천적으로 심장질환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게 다 환경오염 때문이야. 공기고 물이고 다 오염되어서리 기형아가 억수로 늘었다제.”
그들 중에는 수술과 치료비 문제로 어려운 이들도 있었고, 치료법와 약이 없어 희귀질환, 난치병으로 분류되어 속수무책인 이들도 있었다. 상시적인 관심을 못 가지고 살다 연말연시나 특별한 날을 계기 삼아 약간의 후원을 한다.
처지를 안되어 하는 생각 이외에 그들의 현실은 모른다. 이 책을 통해 병실 속 일상과 수술과정, 당사자들의 기분과 아픔을 처음으로 생생하게 느껴본다. 소설이지만 저자의 이력을 보면 경험에 바탕한 사례들처럼도 느껴진다.
응급실이 일상이 될 수도 있는 질환을 가진 삶이란 참여도 휴식도 불가능할 것 같다. 수술 비용이 있다면 돈 걱정은 덜 하겠지만, 수술이란 누구도 장담 못하는 목숨을 건 일이고 보면, 결심도 스트레스를 견디는 일도 어려운 일이다.
일상생활을 하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심장 근육을 보조할 기계를 설치하는 수술은 방법이 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 한편, 몸속에 기계 장치를 두고 배터리를 갈아가며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미래가 개운할 수는 없다.
“쟤네들은 수술 한 번으로 끝이잖아! 근데 난 아니잖아!”
“학상, 여기 학상이 제일 가벼운 병이라는 거 혹시 아나?”
갖가지 심장질환으로 입원한 이들의 각자의 사연도 아프고, 보호자의 처지도 그렇고, 어쩔 수 없이 어린이들의 연령이 낮을수록 위험도가 올라가니 더 안타깝다. 익숙해지지 않는 반복되는 채혈과 검사, 입원 생활이란 참 기운이 빠지는 일이다.
고민도 불안도 걱정도 많은 병실, 수술 후 회복하는 이들도 있고, 안타깝게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어려서는 잘 몰랐던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참 무거운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다. 자신들이 살린 생명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면, 누가 버틸 수 있을까 싶다.
세상에는 극복할 수 있는 일들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관리하며 살아갈 수 있는 일들도 있다. 혹은 극복이라는 잘못된 목표 설정으로 사는 내내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이 더 많은 이들도 있다.
여전히 어떤 부분은 논쟁거리겠지만, 장애와 건강에 대해, 질병에 대해 다시 찬찬히 배우고 고민해서 의견을 정리해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적처럼 귀한 탄생과 짧다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수명, 부디 고통과 아픔보다 즐겁고 평온한 모두의 시간이 더 길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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