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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는 처음이라
마르타 알테스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1년 1월
평점 :
얼마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대로 다정하고 따스하고 행복한 책을 만났다. 스페인과 영국에서 공부하고, 바르셀로나와 런던을 오가며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에게 급작스런 친밀감도 느낀다.
특히 이 책을 느닷없이 좋아하게 만든 작가와 반려견 플록의 사진은 정말 무척 엄청 좋았다. 개의 표정을 보고 미러링한 건 처음일 지도.
책에서도 엄청 큰 개,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플록도 엄청 크다. 자신의 반려견을 주인공으로 책을 만드는 작가가 좋다. 저 표정 그대로 두 분 계속 행복하기!
사연은 모르겠지만, 주인공 개는 자신이 여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 집을 찾고 싶어 한다. 한없이 슬픈 느낌은 없다. 스페인의 태양처럼, 채색처럼,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표정처럼 그림책도 즐겁고 생명력 가득한 분위기이다.
개는 묻고 사람들은 쫒아내고 개는 그것이 답인줄 알고 사람들의 몸짓을 따라 움직인다. 의사불통의 관계, 그래서 더 고민하고 그래서 가끔은 무척 안타까운 것이 인간과 개의 관계이다.
광장과 정원을 돌아다니고 사람들과 같이 보트도 타고... 공유지가 많은 거리 풍경이 부럽고 편안하다. 집을 찾고 싶은 주인공 개는 지쳐간다. 그리고 한 사람과 광장에서 조우한다. 영화처럼 멋진 연출이다.
오랜 여행을 하며 집을 찾고 있는 개와 길을 잃어 집을 찾고 있는 소녀, 둘은 수다를 떨 듯 의사소통이 잘 된다. 내내 행복한 이 그림책의 배경처럼 눈물과 울음 없이 소녀는 엄마를 만난다. 더 행복한 결말은 소개를 아껴둔다.
길을 잃은 개도 어린이도... 무섭고 두려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동네를 만들어 살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대형견과 살아본 분들은 더 많은 이해와 웃음으로... 혹은 그리움으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