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식민주의와 재활용 신화

당신의 쓰레기는 재활용되지 않았다 - 재활용 시스템의 모순과 불평등, 그리고 친환경이라는 거짓말
미카엘라 르 뫼르 지음, 구영옥 옮김 / 풀빛 / 2022년 4월

이 책은 인류학, 사회학, 정치학 전공자이자, 2011년부터 폐기물과 플라스틱 재료, 재활용에 대해 연구해 온, 2019년에 논문을 쓴 연구자의 글이다. 밝히는 이유는 포함된 정보가 사회과학적 연구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보고서를 읽듯 차분히 따라 읽으며 배우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저자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는 기대보다 재활용률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알고 무척 실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세심한 배출법이 제안되고 무척 열심히 분리배출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여전히 다시 정확히 짚어가며 다시 실망하고 좌절하고 배우고 고쳐나가야 할 것들이 아직 있다. 나는 우리가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고 견딜 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확실한 희망이라고 믿는다.

- 우리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한다. ‘수거’가 아니다

- 재활용이 된다고 마음 편히 일회용과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여 총소비량이 늘어나는 결과는 재활용도에 비추어 환경 재앙에 가깝다

- 미세플라스틱을 지금 섭취하는 것 이상으로 먹고 싶지 않다면, 건강과 환경 위해성이 불편하고 바꾸고 싶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쓰레기’를 덜 만드는 일이다. 즉 플라스틱 포장 제품을 덜 구매해야 한다.

- 구매자가 있는 한 생산은 줄지 않는다. 그나마 재활용도 안 되는 포장재료를 사용해도 구매자가 있는 한 기업의 생산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 쓰레기는 수출되고 수입되어 우리 눈앞에서 치워질 뿐, 우리가 만든 모든 쓰레기는 지구 상 어딘가에 존재한다.

- 인류 문명은 쓰레기 식민주의의 방식을 택해왔다. 아시아의 빈민들이 유독물질에 대한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쓰레기를 세척하고 분류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나는 주로 베트남 북쪽 지역에 있는 한 마을을 조사했는데, 이곳은 최근 수십 년간 세계 무역으로 발생한 플라스틱 재활용에 특화된 곳이었다. 누 꾸인 지역에 속한 민 카이 마을에서는 컨테이너에 담긴 천 톤 분량의 쓰레기가 매일 해체되고 수공업 공장에서 가공된다. 직업, 지위, 신분을 막론하고 수만 명의 사람이 이 작업에 동원된다.”

- 빅뱅 이후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결합과 분리를 거듭하며 형태만 바뀌어 왔다. 우주의 모든 에너지 역시 형태를 바꾸어 변화되어왔다. 에너지와 물질은 최초 생산량에서 변한 것이 없다. 즉 사용한 모든 에너지는 쓰레기가 된다. 에너지를 덜 쓰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세상의 모든 활동은 에너지 공급이 필수이다.

- 자본주의 문명과 자본주의사회화를 거친 우리 인간이 더 간편하고(덜 불편하고), 더 경제적인(더 싼) 방식 이외의 것을 (대다수의 인류가) 도덕적 판단을 이유로 선택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거의 없다. 단 이때 대상은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친환경 가치 소비를 하라고 강요하거나 비난하자는 정신 나간 소리가 아니다.

- 인류는 80억에 가깝고 몇몇 국가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것과는 별개로 50년 안에 100억 명에 달할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그 안에 멸종되거나 기후급변으로 급감을 격지 않는다면. 그러니 생존을 위한 에너지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현재 소비수준은 한 사람이 100명~1000명 이상의 에너지분을 사용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이제 주사위라도 던져봐야할 수리적(계산 상) 모순에 이른다. 지금도 어려운 일을 인구가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즉 에너지를 더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싸고 편리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면서 가능할 것인가. 자본주의 산업체제는 국민국가가 영향을 미칠 수준을 벗어난 지 오래이다. 자본주의는 수익성 모델만을 사용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