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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건 말이야 ㅣ 길벗스쿨 그림책 20
크리스티안 보르스틀랍 지음, 권희정 옮김 / 길벗스쿨 / 2021년 11월
평점 :
거대한 질문입니다. 혹은...
잡다한 지식이 방해하지 않으면 명쾌하게 대답할 질문입니다.
저는...
이 책은 여러모로 예측을 살짝살짝 벗어나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진지하고 차분할 것 같았는데
뭔가 불협하는 그림들에 웃음이 났고
한 문장씩 등장하는 글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 한 문장도 무겁지 않은 게 없습니다.
살아간다는 건 뭘까요...
A propos de la vie...
살아있다는 건 의학적으로 판단이 가능합니다.
살아간다는 건 어디서 정답을 알려주는 질문인가요.
살아있으면 하는 모든 일들을 하고 그 이상을 하는 일일까요.
생존을 위해 움츠러든 삶은 살아가는 게 아니게 되는 건가요.
맞서야할 때, 싸워야할 때, 그리고 도망쳐야 할 때...
복잡한 문제가 풀리지 않고
힘든 일이 휴식을 허락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건가요,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힘내라는 말을 하지 않기로 하고 나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을 위로하는 어휘를 단 하나만 알고 있었다니요...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서
동글동글 보들보들한
그림들의 인상이라니...
“아주 먼 옛날, 사람들 귀에서 하얗고 긴 선이 자라나기 전에 (...)”
살아간다는 건 이 구절처럼 도무지 모를 일입니다.
빛이 부서져 갖가지 색이 되었다는
각자가 물든 색이 다르다는 것...
그 정도만 알 듯도 합니다.
뭐가 변하고 뭐가 변하지 않는 것인지
변하는 게 좋은 것인지
변해야 좋은 것인지
저는 요즘 거의 모든 것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