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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팅클! 2 - 단짝 틴틴이와 팅클이의 정다운 하루 ㅣ 틴틴팅클! 2
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저자 소개에 좋아하는 속담이 ‘고양이 달걀 굴리듯’*이라고 해서 덕분에 찾아 배웠다. 저자의 SNS도 몰래(?) 구경했다. 책을 보니 역시 화면보다 책파! 인 나는 다시 설렌다. 목소리가 들릴 듯 친근하고 멋진 표정들이다.
* 무슨 일을 재치 있게 잘하거나 또는 공 같은 것을 재간 있게 놀림을 이르는 말.
정다운 하루라는 부제처럼 군것질하는 즐거운 시간, 고추장 떡볶이 별로여서 아주 드물게 사먹는 나도 표정 덕분에 마음이 끌린다. 뒷표지를 보니 떡꼬치와 핫도그도 보인다. 90~00년대 초등학생들 정서라고 하는데 40대까지는 공감 가능하다고 우겨본다.
좋아하는, 친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학교든 학교 밖이든 즐겁지 않을 리가 없다. 나이 값도 못하고 부러운 마음이 커진다. 고양이 캐릭터들이라 그런지 뭘 해도 사랑스러움이 최소 세 배는 되는 듯.
일상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하게 보일수록 공감이 더 진하다. 우유 당번은 학생들이 하는 구나, 맞벌이 부모의 집에선 동생을 돌보는 일은 힘들지 않았으면, 코로나 판데믹이라 친구 집에서 파자마 파티는 힘들겠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일상이 ‘삶’을 채우는 거의 모든 것이다. 아주 소중한 것이다. 그 일상을 유보한 채, 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되는 시절을 우리 모두 살고 있다. 힘을 모아 더 멋진 미래를 만들면 좋을 것을 전쟁, 기후위기, 아마추어정치는 삶을 더 위협하고 있다.
힘든 삶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한 작품임에 분명하지만 마냥 말랑한 상상으로 채워진 판타지가 아니다. 무척 놀랍고 슬픈 에피소드를 만나기도 했다. 누구 한 사람의 거대한 잘못과 비극이라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는 일,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는 상황으로 채워주셔서 감동받았다.
현실 가정의 참담한 범죄 발생 상황을 생각해보면, 슬프지만 작품 속 에피소드는 무척 이상적이고 안전한 대화의 과정이라는 것이 한편 다행이고 한편 서글프다. 힘든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다른 생명의 보호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책임을 개인도 사회도 좀 더 고심할 수 있기를.
귀엽고 어린 캐릭터라고 무결점인 것도 아니다. 하면 안 되는 일들도 한다. 특히 친구들 놀리기, 흉보기... 후회하기 전에 그만 할 수 있길. 문제는 어른들끼리 하는 흉보기를 아이들이 듣고 배우는 것인데, 현실에선 간혹 그 내용이 너무 저질스럽고 천박해서 흠칫 놀라운 경우도 많다.
저자는 정말 세심하고 현실적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을 창작하는 분이다. 덕분에 나도 무척 재밌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십 대들은 한층 더 눈을 빛내며 즐긴다. 이 분위기면 순서는 바뀌었지만 1권을 구매해서 읽어볼 듯. 덕분에 오래 웃었더니 대선 후 찌질한 기분에서 꽤 벗어난 듯하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