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이름의 영화관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시네마 특별상 수상
지미 리아오 지음, 문현선 옮김 / 대교북스주니어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다.” 프랑수아 트뤼포 Francois Roland Truffaut

 

의지로 도망갈 기운이라도 있으면 책을 펼치지만

숨만 쉬고 능동적인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때는

타인의 창작생산물인 영화를 보며

식물처럼 가만히 있고 싶다.

 

3월엔 잠을 못 들 정도로 힘든 시간이 넉넉해서

자주 영화를 보다 뜨거운 눈을 감곤 했다.

 

책도 못 읽겠어서 집중해야하는 영화도 힘들어서

오래 전에는 ‘pass time’ 용이라 확신했던

영화들만 골라 보다가 의외의 메시지를

발견했다는 친구도 있다.

 

문득 못 가게 되니 더 특별해진 영화관을 떠올려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의 영화관들은

지금의 프랜차이즈 공간보다 여러 이유로 더 특별했다.

그때의 나는 영화상품을 소비하는 자의 정체성보다

분명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여행자다웠다.

 

영화관보다 영화가 중요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집에서 영화를 보다보니 만남이 점점 시시해진다.

연극공연을 무대가 아니라 동영상으로 보는

오케스트라를 헤드폰으로 듣는

우스꽝스럽고 서러운 소외된 기분...

 

숨은 그림처럼 담겼으나

알아볼 만큼 충분히 친절한

그리운 영화 장면들포스터들감독들의 얼굴을 찾아보며

이 책을 자막이 있는 무성영화처럼 다시 보았다.

 

마음이 마구 흔들린다.

그리운 것이 영화인지영화관인지,

늘 그렇듯 시절인지...

안부를 묻는 걸 잊은 친인들인지...

오지 않을 것 같은 반기고 싶었던 미래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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