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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ㅣ 창비청소년문학 2
루이스 새커 지음, 김영선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평점 :
원제는 ‘구덩이들Holes’이다. 한국판 표지를 보면 구덩이에 무서운 여러 존재들이 살다 통로 삼아 나오고 있다. 영어책에서 구덩이를 파다 잠시 멈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구덩이들은 아이들이 판 것이다. 감옥 대신 초록호수 캠프를 택해 벌을 받는 중인 아이들... 캠프라곤 하지만 ‘아이들을 매일 뙤약볕이 퍼붓는 사막에서 구덩이를 파게 하면 착해진다’고 믿는 소년원이다.
첫 번째 주인공 스탠리 옐내츠(4세)는 절도 누명을 쓰고 초록캠프를 택했다.
좋아하는 소녀와 결혼하고 싶어 늙은 집시 마담 제로니의 도움을 받길 원했던 열다섯 살 소년은, 청혼을 했으나 상대의 반응에 실망해서 고향을 떠나게 된다. 그 선택으로 인해 약속한 것을 지키기 못하게 되어 그의 집안은 대대로 집시 여인의 저주를 받게 된다.
두 번째 주인공 엘리아 옐내츠(15세)의 사연이다.
110년 전 초록호수 마을에는 인종차별이 심했다. 선생님인 백인 여성은 양파 장수인 흑인 남성을 사랑하게 된다. 그 사랑이 들켜 남성이 교수형에 처하게 되자 함께 도망가기로 했는데... 안타깝게도 남성이 도중에 죽게 된다. 그 이후 초록호수는 ‘신의 벌’을 받아 비가 내리지 않는다.
세 번째 주인공 캐서린 바로우, 키스하는 케이트 바로우, 무법자라 불리는 이의 사연이다.
이 세 이야기는 각각의 단편이 아니라 하나로 합쳐진다. 판타지 문학인가 싶었는데 추리소설...? 그런 줄 모르고 그냥 훌훌 읽었던 장면들에 섬세하고 정교하게 연결된 단서들이 가득하다. 마치 구덩이들 속에 숨겨 두었던 비밀과 단서들이 드러나는 것처럼, 이 모든 내용들이 스탠이 옐내츠에게 영향을 미치며 결말로 향해간다.
왜 아이들에게 구덩이를 파게 했을까...?
“그래, 나를 죽여라, 트라우트. 하지만 네가 땅 파는 걸 좋아하길 간절히 바란다. 아주 오랫동안 땅을 파야 할 테니 말이다. 밖에는 엄청나게 넓은 황무지가 있어. (...) 100년 동안 땅을 파야 할 거야. 그러고도 끝내 아무것도 찾지 못할 거야.”
엉뚱한 감상과 관련도 없는 이것저것 떠오른 생각을 적으며 하소연이나 하고 싶었는데 어째 책요약만 하다 끝인가.... 월요일을 핑계로 일단 넘어가자...
“스탠리는 자신 앞에 놓인 불가능한 일 대신 당장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