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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누군가를 경애하는 일은 든든하다.
마음 편히 믿어도 되지 않나 싶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문장 그대로 다 믿어 보고 싶다.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소중한 체험이 있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神의 다른 이음이 아닐까.”
그런데... 그러면... 나는 ‘시간 신’의 신도가 되는 건가...

“나는 안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어렸을 때 나도 설마 늙을까 싶었던 것과 비슷한, 삶에 대한 일종의 응석이었다.”
어릴 적에 확신이 있었다기보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늙고 죽는 일이...
그래서 늙기 전에 죽어야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었을 터...
어느 해부터였을까, 죽음이 확실한 현실이 되어 준비를 시작한 때가...

“오늘 살 줄만 알고 내일 죽을 줄 모르는 인간의 한계성이야말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어제 영민하니 이웃분이 천년만년 살 것처럼 뭘 하자 하셨는데...
역시... 멋진 분...
나는 죽을 줄 알아버려서 이토록 동력이 부족한 것인가 변명을 삼아 본다.

“죽음이 없다면 우리가 어찌 살았다 할 것인가.”
“죽음도 희망이 되는 것은 희망이 없이는 살아 있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알 것도 같고 어렵기도 하다.
스님의 에세이보다 화두가 많아지는 박완서 작가님의 에세이...
내 죽음이 내 삶의 증거하리니
그때까진 안 죽을 것처럼 살아보자, 뭐 이런 일차원적 해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