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쉰네 레아 지음, 스티안 홀레 그림, 김상열 옮김 / 북뱅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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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쉰네 레아는 오슬로 태생인 노르웨이 시인이자 작가입니다. 바이킹이 생각나시나요? 바이킹의 역사는 북유럽 땅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의 고단한 생존기입니다. 북극에 가까운 추운 지역, 농사짓기도 마땅치 않지요. 얼어붙은 땅을 떠나 바다로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습니다.


 

적은 물자를 잘 나누며 가능한 모두의 협업으로 살아야했던 역사 속에서 양성평등과 민주주의적인 제도도 잘 정착했습니다. 솔직하고 담백하고 생존력이 강한 허례허식을 배제한 모습들이 멋진 적이 많았습니다.

 

꼭 자연환경 탓만은 아니지만, 소외, 고독, 공포, 죽음, 이별에 대한 공동의 대처 방식과 의식과 심리가 필요한 일들도 많았겠지요. 시인인 저자는 연령을 불문하고 깊이 내재한 질문들을 들려주고 고민하고 아름다운 그림과 서사로 기록했습니다.

 

부모의 부재, 유일한 보호자인 고령의 할아버지, 남매의 하루는 함께 노를 저어 바다로 나갔다가 귀가하는 것입니다. 유사한 경험이 없는데도 차분하게 물든 쓸쓸하고 애틋하고 두렵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노르웨이어를 잘 몰라서 단어들에 담긴 어감까지 느낄 수는 없지만, 베스테벤(가장 좋은 친구), 베스테파르(할아버지), 보르테(사라진)... 이 단어들은 어쩔 수 없는 운명, 이별, 삶의 면면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직감하는 것만으로도 두렵고 슬프지요.

 

삶이 죽음과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삽화와 대화를 통해 솔직하게 보여주고 독자는 깊이 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이 더 흐리고 그림책의 메시지가 더 선명하게 닿습니다. 혼자라 아니라서 위로와 희망의 말을 건넬 수 있어서 삶은 이어지겠지요.

 

노르웨이에서 원작을 출간한 카펠렌담 출판사에서는 이 작품의 대상이 5세에서 99세라고 했습니다. 저는 출생이라는 과거를 가진 죽음이라는 미래를 맞을 누구나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가 잘 읽히지 않은 괴로운 시기라 그림책들을 보는데... 여기저기 몹시 흔들립니다. 좋은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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