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194호 - 2021.겨울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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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혹은 더 이전에 본 기사 생각이 난다.

 

교복처럼 갖춰 입은 유행하는 브랜드 등산복들을 단체로 입고

사람들은 웰빙 열풍과 함께 산으로 향했다.

노래를 틀고 노래를 부르며 떠들썩한 수다를 떨며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고

그렇게 전국의 산들은 주말의 인파를 견뎌야했다.

 

도시에 넘쳐나는 식재료들로는 뭐가 부족했는지

산에 떨어진 도토리도 줍고 더덕도 캐고...

산짐승들은 겨울을 날 먹이가 없어졌다.

일간지에 경기도 어느 산의 다람쥐가 뱀을 잡아 먹는 사진이 실렸다.

나는 그날 이후로 맛있는 도토리묵을 먹지 않는다.

 

다른 것들도 열심히 찾아 먹지 말자고 생각했다.

살 곳도 먹을 것도 없어진 산짐승들이

인간의 땅에 내려와

쓰레기를 뒤지고 밭을 뒤지다 길을 잃으면

잡아 죽였다.

 

이 시의 세계처럼

산중 계곡 산 밤은

오직 산짐승이 주인이길 바란다.

제 입맛만 중요한 뻔뻔한 탐욕은

죄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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