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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18세기, 음악이 하고 싶어요 - 모차르트부터 윤이상까지 세계적 음악가들은 십대에 뭐 했을까? ㅣ 방과 후 인물 탐구 1
조현영 지음 / 다른 / 2021년 12월
평점 :
창작자를 모르고 창작물을 감상한다. 가능하다. 문학이든 음악이든 예술 작품이든 감상과 해석은 행위자에 따라 모두 다르고 모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에 대해 알게 되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분명 확장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작곡가와 작품의 이름들만 외우는 암기학습은 권할 수는 없는 방식이다.
“우리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작가를 이해하고, 작가의 삶을 통해 그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인 조현영 작가는 초보자, 입문자, 청소년을 위한 아주 쉽고 친절한 글을 쓰는 저자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해서 청소년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잘 맞는 학습 자료이자 감상 책이다. 윤이상, 황병기 님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작품 감상도 드물었던 지라 이 책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예술가는 정치를 할 수 있어도 정치인은 예술을 할 수 없다.”
어른 독자들은 이미 확고한 취향이 있을지 모르나 취향이라는 것 역시 얼마나 자주 오래 접근했는지와 관련이 깊으니, 청소년 독자와 음악 감상자들에게 전형적이지 않은 새롭고 재미난 내용들이 보충된 책들이 제공되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인물그래프는 아주 흥미로웠다. 원하면 해당 음악가의 대표곡들 QR 코드로 들으며 독서를 할 수도 있다. 매끈한 기계음의 CD가 생산되기 이전의 레코드판 음악과 소리가 잘 모이도록 설계된 것만은 아닌 연주회장에서의 오케스트라 공연에 애정이 깊지만, 판데믹 시절의 랜선 연주회에 적응이 되어가는 중이다. 어쨌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모든 기회는 반갑다.
그에 더해 오랜 시간 모두가 그렇다고 알고 있던 것을 바로 잡아 주고 새로운 풍성한 정보를 접하는 일도 재미있는 일이다. 모두 소개하면 발견의 재미가 줄어들 것 같아 언급은 하지 않겠다. 깜짝 놀라실 거라는 것은 보장!
윤이상, 황병기 님의 음악은 시간을 더 천천히 들여서 조금씩 친해지고 싶다. 신기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여러 번 접했으니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곡들을 다른 느낌으로 만나는 일이 행복했다. 겨울과 실내라는 환경적 제약 속에 음악만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듯하다.
“법률가가 음악을 배우는 것이 즐겁고 유쾌하듯이, 음악가가 법률을 공부하는 것도 즐겁고 유익한 일.” 황병기
리스트처럼 곡을 듣고 펑펑 울진 않았지만 울 수 있으면 좋겠다 싶긴 했다. 연주회였다면 오히려 눈물이 편안하게 나왔을 지도. 지치고 기분이 무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 작은 종>를 조용히 들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나(리스트)는 죽어도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실력을 따라가지 못할 거여. 그 어떤 바이올리니스트도 저런 연주를 할 수 없을 거야. 다만 파가니니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면 나는 피아노계의 파가니니가 되겠어!’
https://www.youtube.com/watch?v=WqrusoQ6xVM
<Franz Liszt La Campanella>
https://www.youtube.com/watch?v=tyiN8f5W59U
<David Garrett Niccolo Paganini La Campanella Opus 7 Live >
https://www.youtube.com/watch?v=feF2BFGR6t4
<Seong Jin Cho - Liszt: La Campanella 2017>
! 마지막으로 무척 좋아한 게임 시드마이어의 <문명V>에 나온 음악은 고대 그리스의 음악인 <세이킬로스의 노래>입니다. 클래식 음악은 짐작보다 더 널리 일상에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IFcIE23Su4
<Song of Seiki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