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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평점 :
7월 출간된 1편을 읽어 보신 분들은 주인공의 직업과 나이, 그리고 아마 세계 최초로 '명상'이 살인으로 연결되는 설정에 놀라고 혹은 불편하게 읽으셨을 것이라 짐작해본다. 명상에 기대하던 바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주인공이 그 둘을 연결하는 방식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척이나 사납게 뒤틀린 그래서 서글픈 블랙코미디로 읽히기도 하고, 추리보다는 범죄심리에 더 많은 무게가 실린 작품으로도 느껴진다. 본격사회미스터리를 가장 좋아하는 지라, 심리소설엔 멈칫하지만, 이 작품의 배경과 서사는 선명한 사회 풍자의 장치이기도 하다. 마피아와 변호사!
독일인 변호사도 독일 방송도 경험한 적이 없어 저자의 이력이 더 흥미롭다. 심지어 이것이 첫 소설이다. 그리고 이제 2권, 이번에도 명상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큰 틀은 마찬가지지만 살인 파트너가 등장한다.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라 알게 된 후에도 계속 기괴하고 무서웠다.
뭘 써도 스포인지라 최대한 조심하겠지만 읽으려는 분들은 아예 관련 글을 피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알프스 산장에서 2권의 첫 살인이 등장한다. 어찌 보면 우연이 불행으로 커져버린 경우이지만, 1권에서보다 주인공 비요른이 악의에 잠식당한 느낌이 든다.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고 태연하게 살인을 감추고 행위에 대한 동기를... 어떤 의미로는 자신 내부의 타자에게 돌리는 듯도 하다. 목적은 치유를 위해서라지만 살인 파트너와 함께 하는 일이 무탈할 리가 없다 - 스포 방지로 풀어 적으니 몹시 혼란스러워집니다. 감안하시길!
심리상담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게 거짓말도 망설임 없이 하고 결국엔 더 곤란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이전 편처럼 빈틈없이 이어지고 연결되는 이야기 방식은 여전하다. 이 작품의 장점들 중 하나는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인 저자가 짜 맞춘 이런 긴밀한 구성일 것이다.
마피아 변호사라는 직업의 특수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로 사는 일에 돌발이 많으면 스트레스의 강도는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참거나 못 본 척하거나 이불킥 정도가 아니라 살해로 자꾸만 몰려가는 상황이 숨막히게 긴장된다.
명상은 비요른에게 삶의 변주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생존기술처럼 사용된다. 명상의 최고수처럼 집중과 몰입이 최상도라서 명상이 이끄는 방법에는 실패가 없는 것이 무척이나 놀랍다. 이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방식으로 명상의 효과를 증명하는 기발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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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할 때 이미 졸리던 상태였는데 잠이 다 깼다. 수면 명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