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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마법사 ㅣ 고래책빵 동시집 22
김남권 지음, 손정민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12월
평점 :
‘마법사’와 ‘마녀’의 선과 악, 성별 구분의 이분법이 이제 다 끝난 건가 싶은 제목이 반가웠고,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 궁금해서 먼저 찾아 읽어 본다. 말버릇이 없는 아이네... 불편한 마음이 들다가 마지막에서 웃었다. 엄마와 아빠가 아이에게 이렇게 설명했나보다. 얼굴 딱 한번 보고... 사실이면 마법사가 분명하다.
이 시는 제목부터 놀라웠다. 내가 상상 못한 것들을 상상하는 이들은 다 놀랍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밤하늘에 뜬 무지개를 볼 수 있는 아이의 시력이 부럽다. 빛의 산란과 파동으로 무지개가 설명된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그날이후로도 무지개는 반갑긴 했지만 덕분에 여러 상상의 공간이 닫힌 것만은 사실이다. 대신 빛을 만났으니 괜찮다.
어릴 적 사진에 보면 노란색이 엄청 많다. 노란 원피스들과 심지어 잠깐 입었던 노란 교복. 아직도 기억나는 노란 장화... 인지과학과 컬러테라피에서는 노란색은 ‘잘 해야한다’라는 의미라던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뭐든 잘 해야한다는 바람을 담아 그렇게 입혔나 보다.
동시 낭독한 꼬맹이도 울고 나도 울고 싶고, 꼬맹이는 신기하게 두 살 전에 만난 내 할머니를 기억한다. 90대 조상과 2살이 채 못 된 조손이 마주보고 앉아서 가위바위보를 하던 풍경, 그 옆에서 막 초등학생이 된 큰 꼬맹이가 버선을 벗어보라고 조르던 풍경.
그렇구나, 할머니는 할머니 집으로 가신 거구나...
이 시는 이해를 못했습니다. 왜 아이가 겁을 내고 고드름이 되었을까요. 천국 한번 갔다 와서 먹을래?가 왜 무서운 말인가요...
이 동시는 가사이기도 하다. 창작동요대회 엄청 좋아했다. 기억하는 노래들도 있다. 지금은 성인가요를 듣는 아이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르고, 심지어 트로트 가수도 있다고 하니. 어쩌면 늘 그랬는데 이제야 내 눈에 띤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lmnDo-8suhw
달이 자꾸 따라와요♬ (김남권 작사/이진희 작곡) - 김가현 [2021 창작동요대회]
이 시는 깜빡 속았다. 기분 좋고 재밌게. 별을 받은receive 줄 알았는데 별을 ‘받은bump’ 것이었다.
아이들이 이런 시를 쓰는 세상, 경험하지 않고 살았다면 좋았을 것을. 어른들을 신뢰할 수 없어서 십대들이 학교에 가는 대신 시위를 시작한 지가 벌써 오래되었다. 그런데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니. 잘 하려다 실수도 하고 결과도 안 좋을 수 있지만, 알고도 모른 척 하거나 부정하는 못난 모습에 대해서는 정말로 할 말이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 시는 한글 초성을 못 맞춰서 물어보려고 올립니다. 사랑해, 보고싶어, ㅁㅇㅎ, 괜찮아, ㄲㅂㄴㅂ, 한글로만 소리 나는 가장 기분 좋은 포옹과 한글로만 피어나는 소리글의 날개... 저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