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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2 - 신들의 사랑과 질투 ㅣ 어린이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
최설희 지음, 한현동 그림, 정수영 구성 / 미래엔아이세움 / 2020년 8월
평점 :
3권 읽고 5권 읽고 2권이라... 즉각적이고 충동적이고 돌발적인 독서 방식이긴 하지만 순서를 충고하다 책 읽는 즐거움을 망치는 어리석음을 피해야겠지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의 신들의 사랑과 질투는 현대의 막장극은 저리 가라 수준이라서 사실 조금 긴장했습니다. 초등, 중등 십 대 두 명과 함께 읽어도 되는 걸까... 싶지만, 다 알아서 재밌고도 덜 충격적으로(?) 만들어 주셨으리라 믿고 책을 펼쳤습니다.
신화를 읽지 않아도 워낙 악명이 높아 다 알듯한 제우스와 헤라 부부의 이야기는... 엄청나게 순화된 이 책으로 만나도 기막히고 코막히고 아이들이 어떻게 느낄까 걱정이 됩니다. 도대체 이 둘은 애초에 왜 결혼을 했던 것일까요.
물론 모두 상징을 위한 설정이지만, 제우스 신의 행동을 적어도 수용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역사 사회적 필요와 요구를 정통으로 알아야 제대로 이해 가능한 수준의 난제입니다. 그래도 제우스 덕분에 이야기의 소재는 끊이는 법이 없고, 세상의 풍경도 다채롭게 변화합니다.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주신이지요.
그...그래도 계속 여기저기 아이를 만드는 이야기가... 빨리 지나가기를 한편으로 바라게 되는 초조함과 민망함이 공존합니다. 의외로 아이들은 차분하게 잘 읽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디오니소스가 왜 평생 술을 마셔야했는지 저도 모르게 이해가 가는 불행한 이야기를 상세히 읽고 엄청 놀랐습니다. 제우스... 라는 존재...에 대한 이 복잡한 기분!
아르테미스와 아폴론을 낳은 레테, 별자리가 된 칼리스토와 아르카스, 숲의 요정이었다가 산의 메아리가 된 에코의 이야기는 나이 들어 읽으니 눈물이 왈칵 솟습니다.
분노와 함께 한 책읽기의 마지막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더 깊이 보며 학습할 수 있는, 비로소 차분히 정리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읽은 내용을 한 번 정리해고 기억해내는 유용한 퀴즈 문제들이 있습니다. 문제 풀이도 좋지만, 기왕이면 자유롭게 읽은 감상을 이야기하면 더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