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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지혜 수업 - 78가지 사례로 배우는 행복과 성공을 위한 연금술
무천강 지음, 정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0월
평점 :
‘수업’을 듣는 일에 충분히 지친 독자라면 제목 때문에 이 책을 펼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지 모른다. 더구나 지혜를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의 화자는 78명이고 78개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론이나 강독의 내용이 아니라, 화자 각자의 삶의 이야기가 먼저 전개되고, 다른 이론가가 아니라 해당 삶의 당사자가 ‘그래서’ 이런 통찰을 해보았다고 전해 주는 이야기이다.
독자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자세가 있는 - 파토스pathos - 화자들의 말은 별 기대가 없던 독자도 한 번 들어보자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더 큰 장점은 에토스ethos, 말하려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밝혀서 그들이 누구인가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일례를 들면 빈민가 출생, 마약 중독, 지독한 가난, 교육 기회의 부재, 구걸, 부모의 병사... 이런 조건에서 살았던 이가 하버드에서 원하는 만큼의 공부를 마치고 다른 많은 사람들을 돕게 되는 삶이다.
성취를 이룬 이가 자신이 경험한 삶을 지우지 않고 여전히 유사한 환경에 처한 이들을 기억하는 일은 무척 대단한 일이지만 따라하기는 요원하기도 하다. 흉내 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으로도 충분한 것인지.
화자에 따라 삶의 내용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겨웠든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쉬운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체의 삶의 이야기를 먼저 접한 전사로 인해 아무리 간단한 메시지라도 설득의 힘을 갖게 된다.
물론 동서양 문화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지리적 요건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가정과 인간관계에서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제안들도 있다. 문득 궁금한데, 현재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직장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나요. 식사할 때 토론하는 분위기를 즐기기도 하나요.
행복의 비법을 알려 주려는 책이 아니라 삶의 고비에 마음이 확 꺾일 때, 불안하고 막막할 때 말을 거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삶이 너무나 극적이라... 아무리 독자들도 자신의 삶의 무게가 가장 무겁다고 느낀다해도 힘들다 편하게 말할 분위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와 연구를 오래 하고 실제 사례들을 모아 정리한 내용을 나는 재밌게 읽었다. 유명한 이들도 있고 평범한 이들도 있다. 독자에게 어떤 울림을 줄 것인가 역시 각자의 몫일 것이다. 분량도 사연도 다양하고 남들 어떻게 살았나하는 이야기는 잘 읽히는 편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 ‘감정 조절이 삶의 평화를 부른다.’ 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정 조절!
이대로 계속 늙어가면 괴팍하고 강퍅한 인간이 될 길 밖에...
! 이 책의 키워드는 하버드대학교라 할 수 있는데 저자는 하버드 출신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