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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나만 그래? - 언니들이 알려주는 조직생활 노하우 26 ㅣ 쏠쏠 시리즈 1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지음 / 콜라주 / 2021년 9월
평점 :
퇴사의 이유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1. 이것만 아니면 된다. 2. 이것이어야 한다. 둘 중의 하나만 맞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전혀 아닙니다. 대략 이 두 가지 이유로 추동되어 이직과 퇴직을 하는 듯하기는 합니다.
저는 “이건 더 이상 아니다”였으니, 1번에 좀 더 가까웠을까요. 이직을 3번이나 했으나 나름 경험은 있으나 노하우는 없습니다. 해외 연구원, 글로벌기업 한국 지사, 공사, 다시 민간기업…… 점점도 연계도 없는 행로였으니까요.
책이 작고 가벼워서 오늘 읽을 책들 속에 넣어 나왔는데 회사 이야기를 연휴에 읽으니 살짝 억울한(?) 기분도 있지만 오랜 휴가를 끝내고 곧 복귀해야 하니 완벽한 타이밍인가 싶기도 합니다.
저자들의 직급은 사원부터 부장까지 다양하고, 독서모임을 통해 팟캐스트도 운영하며 출간을 하였습니다. 책에 포함된 QR코드로 팟캐스트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도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26개의 상황에 6명의 직장인들이 대답해주고 가이드를 제공해주는 형식인데, 엄청나게 건조하고 현실적입니다. 당근당근한 위로와 기도와 간식은 없습니다. 본인들이 체험한 것들이 기반을 두다 보니 팩트 체크와 해당 지침들로 이어집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딱! 정확하게 솔직하게 타인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칼 같이 끊어 분명하게 인지하고 계시는 분들로 보입니다. 멋지시네요. “내가 네 상황에 대한 정답을 어떻게 알 수 있겠니, 스스로 생각해봐라!” “대신 경험한 것들, 깨달은 것들은 모두 제공해주마!”
저자들도 같은 주제에 대해 의견이 다른 경우들이 있습니다. 연차도 경험도 근무환경도 다르니 당연한 일이지요. 그리고 바로 그 점이 독자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반가운 내용입니다.
회사에서 중요한 것들은 분명한 의사소통과 실천입니다. 심기 살피는 직원이 하루 종일 직원들 표정만 클로즈업 하며 체크하는 것이 아니니 누군가 내 마음, 내 기분, 내 상황을 알아주겠지, 하는 신비롭고 정신적인 능력에 기대서는 안 됩니다. 그런 태도는 협업을 아주 곤란하게 할 뿐더러 유치한 행동입니다.
"현실에 롤모델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며, 일을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은 적다."
: 없습니다!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일단 발이라도 담가봐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업무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안 되면 포기하지 뭐, 이런 생각으로 시작하는 것은 저는 격려까지는 못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대신 마무리해야 하니까요.
"급여 협상 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부르는 값이 언제나 업계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 직업윤리로 꼭 기억하고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태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상생의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상황이 절박해서 이번 한 번의 계약을 어떻게라도 성사시키겠다고 헐값을 제시하는 일은 제가 언젠가 먹을 밥에 독을 뿌리는 일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그 밥을 먼저 먹고 먼저 죽게도 되겠지요. 재능기부와 봉사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결이 다르니 생략.
이직/퇴사와 같은 굵직한 선택 말고, 직장 내 업무 이행과 관련된 여러 상황들, 사내정치가 만연한 회사 생활, 상사와의 갈등, 갑질, 진학과 관련된 고민 등, 여러 구체적인 상황들이 있습니다. 어떤 조언은 내 상황이 아닌데도 무척 설득력이 있고, 어떤 상황은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사내 동료들과는 오히려 편하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내 삶, 내 일, 양보하고 주저하고 그럴 수 있는 게 아니지요.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고.
여성 직장인 한 정 책도 아닙니다. 그래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위로와 함께 덜 지치고 좀 더 잘 대처할 가이드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여러 번의 심호흡이 필요하고 다른 날은 해탈의 경지에 오를 듯한 상황도 생기지만, 그런 회사생활이 중요한 일과라면 어떻게든 잘 피하고 잘 맞서며 살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