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깊고 더 아픈 사랑
나은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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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소재들이 인사, 화해, 사랑의 행위들과 연결되고 새로운 시공간으로 바뀐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사소한 물건들과 순간들을 한 편 한 편 시로 담아낸 시작과 마무리가 놀라울 때가 적지 않았다. 나는 미처 눈길을 주지도 못 하고 살아온 존재와 풍경들.

 

시인은 사랑이 많고 사랑을 원하고 사랑을 적는다. 그래서 사랑이 가장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고민한다. 마음속에 부정이 있다면 긍정할 수 있는 외부의 매개를 찾아 갈등도 괴리도 완충시키려 한다.

 

사랑을 고민하는 사람은 인류 전체 일지도 모르나 사랑이 담지하는 의미와 본질을 정답지로 발표하는 이는 없다. 대상이 타인이건 삶이건 세상이건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타자들이라는 점에서 영구한 연결점도 통로도 완벽하게 마련할 수 없다.

 

가능한 느리게 가능한 비우고 살다가도 문득 그 노력이 도움이 안 될 때 시인이 반복해서 눈을 돌리는 자연의 풍경과 존재들이 거기 있어 다행이다. 이웃의 고운 정원을 구경한 기분이다.

 

매일 꽃, 나무, 하늘, 바다... 그런 풍경들을 전해 주고 같이 보자고 해주는 감사한 이들을 떠올린다. 자연이 존재로 풍경을 완성시킨다면 인간은 언어로 색색의 정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모두가 가뭄과 태풍과 추위와 더위와 무작스런 손길에도 사라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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