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스타의 인생 사진관 - 사진 찍는 개그맨의 찐 제주살이
윤석주 지음 / 도트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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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한국에 없었던 시간이라 나는 저자를 개그맨으로 만나본 적이 없다. 방송활동을 모르는 이를 저자로 만나 제주에 살러 가서 5년 만에 꿈을 이루었을 뿐 아니라 계속 꿈을 꾸고 있다니 시기와 질투가 가득해진다.

 

개그맨, 사진작가, 피자장인, 제주도민. 이 모든 역할을 부족함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잘 하고 계시니 저자 내부의 에너지도 가족과 더불어 잘 채워진 외부의 삶도 부럽기만 하다.

 

그를 막아섰던 실체 없는 막연한 두려움이 내 것과 닮았나... 궁금해서 미칠 듯이 졸린 오후 정신을 붙잡고 읽어 보았다. 낮잠을 자면 눈을 뜬 채로 아침을 맞아야한다. 절체절명!

 

사진과 시가 함께 하는 작품들이 모여 책이 되었다. 작가의 통찰이 담긴 글에도 머물지만 제주의 일몰 풍경과 물질하는 해녀, 땅을 덮은 유채꽃과 꽃보다 더 환하게 웃는 아이와 검은 돌담은 처음인 듯 눈을 붙잡는다.

 

도전을 주변에서 말린다면

포기를 주변에서 시킨다면

실패도 주변에서 정한다면

성공도 주변에서 막는다면

맨먼저 주변인을 정리해라.”

 

도전하는 삶을 보여주는 듯하다가 세간의 도전과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철학이 불쑥 드러난다.

 

사진마다 가득한 감성이 날카롭기보다 따스하니 촘촘한 일상을 꾸리며 만난 통찰을 너무 쉽게 책으로만 읽어 보는 내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함일지도 모르겠다.

 

남들 눈에 어찌 보이든 사는 일이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고, 자기 힘든 것 다 내보이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할아버지가 아프셨다. 그리고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아프다. 그리고 누워 계신다.

그 다음은 내 차례, 눕기 전에 다 하자.”

 

이토록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주시는 분이 다시 새롭고 닮은 작품들로 소식을 전해 주시면 좋겠다. 제주 공기와 함께 느껴질 피자 맛이 무척 궁금하다. 그때까지 아프지도 눕지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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