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내 친구 마음 빵빵 그림책 11
박옥경 지음 / 밥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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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초등시절 오래 두근거리며 지켜본 생생한 과학실험은 개구리 알 부화부터 올챙이 관찰, 개구리로의 변태입니다.

 

수조에 넣어 둔 생명에 이름을 붙여 부르며 매일 걱정하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부화도 놀랍지만 변태하는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뒷다리가 나오고 앞다리가 나오는데 한 쪽 다리가 먼저 나오면 균형을 잘 못 잡아 헤엄을 잘 못 쳐서 허둥대기도 했지요.

 

전체 물갈이는 하지 않았지만 부분적으로 물갈이를 할 때에도 인기척에 죽은 척을 했는데, 어디서 배웠는지 연기가 완벽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꼬리가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신기하게도 그 시기에는 먹이를 먹지 않습니다. 그렇게 꼬리 대신 다리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별의 시간이지요.

 

개구리는 올챙이와 전혀 다른 존재처럼 낯설기도 하고 어쩐지 표정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부르며 하는 이별은 좀 슬펐습니다.

 

시간을 들여 보고 쓰고 그리고 한 그 경험은 생각보다 진하고 오래 남아 다른 생명에 대해 궁금해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도 개구리가 반갑고 좋습니다.

 

여러 해 전에 개구리가 동면하는 장면을 다큐멘터리로 보았는데 신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발가락부터 서서히 온 몸이 얼어 가더군요. 봄이 되면 다시 서서히 녹지요. 신화 속 불멸의 존재처럼 되살아나는 경이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인간도 오래 전엔 겨울잠을 잤다고 하는데 계속 그랬다면 지구는 확실히 평화로웠겠습니다.

 

이 책의 그림 속 이야기를 통해 어린 시절을 다시 만나고 왔습니다. 뭐든 그리운 것은 나이 탓이라 해두고 감정을 추슬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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